요리조리 돌아볼 첫 번째 동네는 마포구 망원동이다. 망원동은 최근 마포구 연남동이나 성동구 성수동과 같이 청년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다만 소규모 아파트 단지와 빌라 위주로 이뤄진 망원동은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다른 핫플레이스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망원동 내에는 아파트가 적고 상가와 주택이 골목을 채우고 있었다. 이렇듯 조용한 동네에 상권이 형성돼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골목에는 오래된 세탁소와 요즘 감성의 카페가 연달아 위치하는 등 망원동 고유의 분위기와 젊은 유행이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망원동은 서울의 서쪽 마포구에 한강을 맞대고 위치한다. ‘망원’이라는 이름은 서울특별시 기념물인 망원정에서 유래됐다. 조선시대 태종의 둘째 효령대군이 양화도 동쪽에 정자를 지었는데 훗날 세종이 이를 ‘희우정’이라고 부르게 했다. 이후 희우정이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소유가 되며 성종에 의해 이름이 바뀌었다. 성종은 희우정에 방문해 ‘산수 간에 먼 경치가 잘 보인다’는 뜻으로 정자 이름을 망원정으로 정했다. 기자들은 망원동에서 △망원시장 △광합성 카페 △망리단길 △소품숍 △서울함공원 △망원한강공원 △성산대교를 방문해 소개하려 한다.  
 

▲ 망원시장 앞 거리의 모습
▲ 망원시장 앞 거리의 모습

망원시장은 망원역에서 내려 골목길로 5분 거리에 있다. 일직선으로 길게 형성된 전통시장인데 천장이 있어 날씨에 무관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다. 망원시장을 오전 11시에 방문했는데도 상인들과 쇼핑하러 온 시민들로 시장은 매우 붐볐다.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모습도 보였다. 망원시장은 전통시장이지만 네이버 쇼핑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고르면 시장 상인이 이를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 사람들이 붐비는 망원시장 내부
▲ 사람들이 붐비는 망원시장 내부

기자들은 망원시장의 인기 맛집과 분위기를 즐기며 시장을 거닐었다. 허니마늘, 매콤, 시즈닝 등 다양한 종류의 닭강정을 파는 ‘망원닭강정’은 유명세를 실감할 만큼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또 고추튀김으로 유명한 ‘우이락’은 매장 안이 이미 손님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우이락의 고추튀김은 고추를 단순히 튀긴 게 아니라 고추 안에 만두처럼 속을 넣어 튀긴 것이라고 한다. 망원시장 끝자락에도 크로켓으로 유명한 ‘망원고로케’가 위치했다. 크로켓은 대부분 1천원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이외에도 망원시장의 특색을 보여주는 맛집이 많았는데 모든 매장의 대기시간이 길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매장이 적었기 때문에 망원시장을 벗어나 식사하기로 했다. 
 

▲ 광합성 카페에서 주문한 브런치
▲ 광합성 카페에서 주문한 브런치

망원동의 옛것을 담당하는 전통시장에 방문했으니 새것을 만나 볼 차례다. 점심 메뉴로 브런치를 선택해 ‘광합성 카페’로 향했다. 망원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걷다 보면 이름대로 초록빛 풀로 둘러싸인 카페가 나왔다. 식물로 가득한 망원동 카페라는 소개 문구와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광합성 카페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해 반려인과 아침 산책을 나온 귀여운 반려견도 볼 수 있었다. ‘프렌치토스트 브런치’와 음료를 주문했다. 프렌치토스트 브런치는 촉촉하고 두꺼운 프렌치토스트와 샐러드, 소시지와 바나나 등으로 구성된 메뉴였다. 천천히 브런치를 즐기고 카페 내부 식물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제 망원동에 더 깊숙이 들어갈 시간이다.
 

▲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한 소품숍 수바코
▲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한 소품숍 수바코

망원동에는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거리가 있다. 망리단길은 망원동과 경리단길이 합쳐진 단어로 예쁘고 특색있는 카페와 식당이 줄지어 있는 망원동 포은로 일대를 뜻한다. 망리단길을 걷다 보니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소품숖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귀여운 매력에 이끌려 들어간 ‘수바코’에는 동물 피규어와 캐릭터 인형이 가득했고 노란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한쪽에는 직접 사진을 꾸미는 세기말 감성의 스티커 사진기도 마련돼 있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카테고리서울’은 수바코와 반대로 시크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소품숖이었다. 1층에는 머그잔, 러그, 포스터 등 디자이너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한 층 내려가 보면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희귀한 시리얼과 같이 이색적인 식료품을 구경할 수 있다. 
 

▲ 한강에 정박된 서울함의 모습
▲ 한강에 정박된 서울함의 모습

망리단길에서 한강변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서울함공원에 도착한다. 서울함공원은 서울함, 참수리호, 돌고래급 잠수함까지 총 3척의 퇴역 군함을 이용해 조성한 한강공원이다. 공원 주변 강변은 조선시대 때 수군 훈련장으로 사용돼 왕이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던 역사적 장소다. 공원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웅장한 서울함의 모습이었다. 현재는 한강에 정박된 서울함은 30년간 해양 수호 임무를 수행한 호위함으로 1,900t 규모의 거대한 군함이다. 참수리호는 지난 2002년 서해 제1연평해전과 제2연평해전에 실전 참전했던 고속정과 동일한 기종이다. 안내센터 내부에 전시된 돌고래급 잠수함은 지난 2016년까지 단독 침투와 파괴 임무를 수행한 잠수함이다. 성인 기준 3천원의 입장료를 내면 군함 내부 시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선박을 조종하는 조타실부터 선원들의 생활공간인 침실과 식당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망원한강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 망원한강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서울함공원에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걸어가면 또 다른 공원인 망원한강공원에 도착한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망원한강공원에는 한강 경치를 즐기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3.1km의 도로가 있어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시끌벅적하지 않고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의 공원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기 적합한 장소다. 망원한강공원만의 매력을 더하는 것은 탁 트인 서울 전경이다. 강 건너에 있는 목동과 여의도의 전망이 한눈에 펼쳐지고 붉은색 교량인 성산대교가 어우러져 근사한 경치를 이룬다. 화려하진 않지만 고즈넉한 감성의 망원동을 걸으며 가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정시연 기자 jsy4344381@uos.ac.kr
조은정 기자 choej81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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