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GV - 라이프 오브 파이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선박에 동물들을 싣고 이민을 떠나는 도중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그들이 탄 배는 침몰한다. 혼자 살아남은 파이는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올라타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함께 표류하게 된다. 그러나 보트 아래 몸을 숨기고 있던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나타나 동물들을 위협하고 잡아먹어 좁은 배 위에는 파이와 리처드 파커만 남게 된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파이는 리처드 파커를 길들이는 데 성공한다. 둘은 여러 기이한 경험을 함께하며 멕시코 연안에 도착하고 사람들에게 구조된다. 그러나 구조되기 직전 리처드 파커는 돌아오라는 파이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숲속으로 떠나버린다. 

파이는 보험회사 조사관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설명하지만 조사관은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하라며 파이를 다그친다. 결국 파이는 사실 자기와 표류한 건 동물이 아닌 사람이었으며 서로를 죽이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꺼낸다. 파이가 두 이야기 중 어떤 게 맘에 드냐고 묻자 조사관은 인간의 존엄성을 따지며 동물 이야기를 택한다. 파이는 스스로 믿는 것이 곧 진리가 될 것이라 말하며 영화는 끝난다.

영화 속 파이가 제시한 두 가지 이야기를 접한 관객들은 어떤 게 진실인지 혼란을 느낀다. 이 혼란을 벗어나기 위해 관객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무엇을 믿을지 선택해야 한다. 영화는 이러한 행위가 종교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지만 각자가 지닌 믿음에 의해 무엇이 진리인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신의 존재도 믿음의 문제죠.” 영화가 주인공의 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무언가를 믿고 싶다면 믿어라. 그 믿음이 강할수록 본인에게 진실로 돌아올 테니.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려면? 넷플릭스, 왓챠
‘라이프 오브 파이’와 비슷한 영화는? 더 폴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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