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은 6명의 레즈비언이 시작한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이하 ‘끼리끼리’)가 만들어진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에 ‘끼리끼리’는 11월 26부터 3일간 이화여대에서 여성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을 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7일 ‘한국여성성적소수자인권운동의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끼리끼리’뿐만 아니라 부산여성성적소수자인권센터, 레즈비언인권연구소, 이화레즈비언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등 여성성적소수인권운동을 펼쳐왔던 단체들이 참여했다.

‘끼리끼리’는 지난 10년 동안 레즈비언 회원들 간의 소모임 및 친목활동, 레즈비언 웹진 ‘또다른 세상’ 운영, 동성애 바로알기 강의,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여성들에 대한 상담활동 등 동성간 성폭력문제와 성폭력 예방활동을 펼쳐왔다.

‘끼리끼리’의 한 관계자는 “‘끼리끼리’는 누구도 큰소리 내어 말할 수 없었던 여성성적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한 단체이다. 그러나 만성적인 재정압박과 사회적 냉대, 인권의식 부족으로 활동가 양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단적인 예로 레즈비언을 동성애자로만 인식하는 여성계나, 같은 동성애자이지만 여전히 가부장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이단체들과 연대하기가 어렵다”라며 “끼리끼리의 10년이 한국의 여성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이다. 그동안 많은 것들이 조금씩 변화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 나간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차별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10주년 의미에 대해 말했다.

레즈비언인권연구소의 한 연구 활동가는 “‘끼리끼리’는 그동안 백화점식 운동을 하였다. 이는 ‘끼리끼리’의 활동이 일반적인 사회운동과 다르게 여성성적소수자 인권운동이 가질 수밖에 없는 특수성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백화점식의 운동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며 “지난 10년 동안 많은 활동이 ‘끼리끼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면 이제는 활동을 역동적으로 분화하여, 분화한 단체들이 견고한 연대체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라며 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일반인들과의 대화의 자리도 마련되었다. 이어진 청중들과의 대화에서 “동성애자들은 어떤 식으로 연애를 하나요?”,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어떻게 다른가요?” 등의 질문들은 토론회에 참석한 활동가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것은 여성성적소수자에 대한 일반대중의 이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활동도 어려웠지만 앞으로의 활동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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