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입학처 게시판에 예체능을 제외한 모든 계열의 편입학 전형이 변경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공인영어성적으로 1차에서 특정 배수를 선발하고 2차로 서류평가 및 면접평가를 진행했던 기존과 달리 바뀐 전형에서는 공인영어성적이 서류평가 속 참고자료로만 사용된다. 인문계는 편입영어, 자연계는 편입수학 시험을 도입해 공인영어의 비중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편입시험이 대신한 것이다. 

지난 겨울부터 편입시험을 준비하던 A(21) 씨는 “어떤 조짐도 없이 평가방식이 급작스럽게 공인영어에서 편입영어로 변경된 데다가 타 대학보다 늦은 8월에 공지됐기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당황스러운 심정을 밝혔다. 그는 “이번 전형 변경으로 인해 혼란이 야기될 것 같다”며 “편입영어를 준비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만 “지난해 경희대와 동국대에 이어 시립대마저 편입영어를 도입한 것을 보아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A씨 외에도 많은 편입학 준비생들이 혼란을 겪으며 편입준비카페와 입학처 내 편입학 QnA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고 있었다.

입학처 담당자는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전형 변경의 가장 큰 계기로 꼽았다. 대학은 교육부의 최소기준 유지충원율을 달성해야 대학기본역량진단과 연관된 대학혁신지원사업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유지충원율은 대학이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말한다. 

이 중 재학생 충원율은 자퇴와 반수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편입생이 얼마나 충원되는지를 따진다. 대학기본역량진단 배점 중 신입생 충원율이 12점이고 재학생 충원율이 8점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재학생 충원율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입학처 담당자는 “최근 몇 년간 타 대학에 비해 우리대학 편입생 충원율은 90%를 넘기지 못했다”며 “오랜 시간 동안 타 국공립대학과 마찬가지로 공인영어성적과 전공적성평가를 통해 편입학 모집을 진행해왔기에 한정된 수의 학생이 지원해온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대학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편입시험제도를 도입하면 지원자의 풀이 넓어져 충원율도 올라가리라는 기대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기존 편입준비생들이 입시를 포기할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도 있지만 더 일반적인 전형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에서야 전형 변경 사실을 알게 돼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측에서도 일찍 발표하는 게 좋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난 6월부터 유지충원율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다음 해부터 전형을 변경한다면 충원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최종 논의를 마치고 8월에 공지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신연경 수습기자 yeonk48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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