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그동안 누수가 발생했던 우리대학 각 건물에서 또다시 피해가 두드러졌다. 반복되는 누수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수가 발생한 곳곳의 상황과 시설과의 대응을 살펴보고 피해 원인을 알아봤다.

 

▲ 중앙도서관 3층 천장에서 물이 새 바닥이 흥건하다.
▲ 중앙도서관 3층 천장에서 물이 새 바닥이 흥건하다.
▲ 미디어관 3층 방송국 조명 근처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 미디어관 3층 방송국 조명 근처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조치한다고 했지만…해결 안 된 누수 문제

지난해 리모델링 이후부터 중앙도서관에서는 누수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비가 내린 날 중앙도서관 3층 복도에서는 천장 누수가 심각해 양동이를 여러 개 놓아뒀음에도 바닥에 물이 흥건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설과 담당자는 “피해가 접수된 중앙도서관 2층 개가열람실은 공사를 계획 중이며 3층 열람실과 스터디룸은 지난해 중앙도서관 외관 리모델링 공사 관련 시공사에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설경비원 A씨에 따르면 시설과에 의뢰했음에도 상황은 제자리걸음이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 이후부터 누수가 반복됐는데 해결되지 않아 지난달 폭우에도 큰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설과가 기존 시공사에 유지 보수를 요구했으나 한두 번 와서 점검한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관에서도 누수가 지속됐다. 3층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천장에서 새는 빗물을 받기 위한 통이 복도에 여러 개 놓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담당자는 “해당 건물 누수 방지를 위해 옥상과 창호 등 방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미디어관 3층을 이용해온 교직원 B씨는 “올해 봄 천장 누수 공사를 실시했다고 들었지만 비가 오니 똑같은 피해가 반복됐다”고 전했다. 해당 층에 위치한 방송국 역시 지난해부터 물이 새 시설과에 문의했으나 현재진행형이다. 

전자기기 사용이 잦은 방송국 내부에서 누수는 누전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학기까지 방송국장으로 활동했던 최도현(국사 20) 씨는 “누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한동안 양동이를 두고 주기적으로 물을 비워야 했으며 작업 파일이 들어있는 컴퓨터가 손상되거나 전선에 물이 닿아 누전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명 쪽 천장에서 물이 새 감전 위험이 있어 불을 끄고 작업하느라 불편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웰니스센터에서도 건물 내부에 빗물받이통이 놓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학기 웰니스센터에서 근로했던 김세영(사복 16) 씨는 “웰니스센터 본관과 실내테니스장을 연결하는 통로와 2층 다목적실 앞의 통로 위쪽에서 물이 새는 광경을 종종 목격했다”며 “제가 근로를 시작한 지난해 1학기 이전에도 그랬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담당자는 “웰니스센터 입구와 2층 복도 누수 사항과 관련해 방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부 누수에 대해서도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설과, “누수 대응 철저히 하고 있어” 

호우 발생 시 시설과는 누수 사항을 접수하고 확보된 예산과 필요한 조치사항을 검토해 방수공사를 진행한다. 비가 그치고 완전히 건조돼야 공사가 가능한 누수 사항에 대해서는 교내 시설물 유지보수업체를 통해 빗물을 유도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한다.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도 이뤄진다. 시설과 담당자는 “여름철 우기를 대비해 빗물이용시설을 사전 정비하고 수방자재와 교내 공사장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등 기상 상황 발생 시 즉시 비상단계에 돌입해 상황 종료 시까지 조를 편성해 교내에 대기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시설과의 대응에 법학관에서 근무하는 시설경비원 C씨는 “경비실 바로 옆 천장에서 물이 조금 샌 것 외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대가 낮은 미래관은 폭우로 주차장이 일부 잠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담당자는 “침수의 원인이 된 미래관 지하 주차장과 직장어린이집 사이 매립된 배관을 굴착해 교체했으며 이후 침수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시설과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누수 피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담당자는 건물 노후화로 인한 방수층 파손, 창문과 구조체 틈 사이 실리콘 노후화로 인해 벗겨진 코팅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B씨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수의 원인이 건물 노후화라면 리모델링이나 시공 이후에는 물이 새지 않아야 하는데 공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앙도서관과 미디어관을 비롯한 곳곳에서 누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건물을 새로 지은 해에도 천장에 누수가 생겨 곰팡이가 스는 등 피해가 있는 것을 볼 때 노후된 건물보다는 시공 단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추후 건물 하자로 인한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 초기부터 내구성에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채효림 기자 chrim77@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