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 국회 앞을 가다

여의도 국회 앞은 가끔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곤 한다. 그 긴장의 순간은 이미 언론을 통해 수없이 보도됐다. 지난 봄에는 농민들이 서울로 상경해 벌인 한·칠레 FTA 비준 반대집회가 열렸고 지난 1일에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삭발시위가, 11월 27일에는 파병연장동의안에 반대하는 집회가 국회 앞에서 열렸다. 이렇듯 국회 앞은 조용한 날이 없다.

국회 앞에서는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하는 집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비정규직철폐를 요구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사람들,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하는 사람들,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건의료노조, 성매매여성들, 한총련 학생들 등 각양각색의 천막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것은 국회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됐다. 국회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들은 그저 한숨만 쉴 뿐이다.

언제부터인지 국회가 있는 여의도의 체감온도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 그것은 국회를 둘러싸고 있는 뜨거운 논쟁들 덕분이다.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여야의 뜨거운 정쟁과 국회 밖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뜨거운 함성이 전해주는 열기로 국민들은 힘겹다.

국회의원들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국회 앞에서 뿐만 아니라 여의도에서 전국 각지까지 국회의원을 질타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크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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