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기 독자위원회_ 제773호를 읽고

입시 철이 다가와서인지 1면 전체를 할애해 우리대학 인지도를 다뤘다. 설문조사 대상을 우리대학 재학생을 비롯한 고등학생과 타 대학 학생까지 설정한 점은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기존 조사와 비교해 차별화된 방식이었다. 덕분에 다양한 대상들의 각기 다른 응답이 담겨 뜻깊었다.

하지만 기사의 주제 의식이 인지도의 현주소에만 그친 점은 아쉽다. 기사의 절반 이상이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로 이뤄져 있다. 인지도 개선을 위한 노력에 해당하는 내용은 기획처 담당자의 형식적인 응답에 불과했다. 1면에 들어갔어야 하는 기사는 2면의 누수 문제 기사나 3면의 고시반 문제 기사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오랜 기간 문제로 지적돼왔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1면에 어울리는 기사였다. 하지만 해당 기사들도 아쉬움은 남는다. 누수 문제 기사는 기자의 질문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 시설과의 기계적인 답변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그쳤다. 고시반 기사는 사설에 담긴 고시반 전 지도교수의 무응답과 학생과의 피상적인 답변도 날카롭게 지적할만한 문제였으나 그러지 않았다.

한편 보도면 신설 코너인 ‘보도 rewind’를 통해 지난 학기에 보도한 ‘법학관 금연구역 흡연 문제’의 변화를 다룬 점은 흥미로웠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보도 이후의 긍정적인 변화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사로 다뤄졌음에도 변화하지 않거나 되려 악화한 모습도 다뤄 독자들에게 문제의식을 환기해도 좋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고시반 문제와 누수 문제도 추후 해당 코너에서 소식을 들었으면 한다. 

사회면 5면에서는 집을 구하기 위한 청년 대출 문제와 개선책을 다뤘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실제 대출을 이용한 여러 인터뷰이의 경험이 담겨 이해하기 수월했다. 사회면 6면과 학술면 7면은 ‘폭우’라는 공통된 소재를 다뤘음에도 각 지면의 특색을 살렸다. 사회면에서는 동대문구의 피해에 집중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기자가 피해 현장인 중랑천을 방문해 현장감을 전했다. 학술면에서는 폭우의 원인과 계속된 강남역 침수의 요인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사회면과 학술면 모두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눈길을 끄는 레이아웃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점도 좋았다. 

3년 만에 전면 대면 수업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전보다 다양한 주제의 기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학기는 3년 만의 가을 축제와 제10대 총장선거가 예정돼있다. 기자들도 처음 접해보는 전면 대면 수업으로 학업과 신문사를 병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쉬운 길보다 비탈지고 굽이진 길을 택하길 바란다. 쉽고 편한 길은 누구나 아는 길이다. 따라서 독자들의 눈에도 그 길은 훤히 보인다. 기자들이 비탈지고 굽이진 길을 택할수록 독자들은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호는 훤히 보이는 사실들을 정돈된 글로 읽은 것에 불과했다. 앞으로는 기자들이 지난 호보다 더욱 많은 고난과 역경을 디디며 발행한 신문을 읽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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