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GV

23살의 평범한 주부 ‘스즈메’는 거북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간 남편은 혼자 남게 된 스즈메보다 거북이를 더 걱정한다. 거북이 밥을 준 후 스즈메는 오랜 친구인 ‘쿠자쿠’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선다. 쿠자쿠가 일본어로 공작인 것에 반해 스즈메는 참새다. 이름에 걸맞게 쿠자쿠는 학창 시절 스즈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고 독특한 인물이었다. 오랜만에 쿠자쿠를 만난 스즈메는 그 비범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내심 부러워한다.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던 스즈메는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스파이 모집 공고를 떠올린다. 스파이 지원을 위해 만난 부부는 자신들이 어느 나라의 스파이라 밝히며 스즈메를 스파이에 합격시켰다. 부부가 활동 자금으로 500만엔을 들이밀자 당황한 스즈메가 스파이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부부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하게 살기’가 스파이의 업무라며 비범하게 평범한 스즈메가 스파이에 적격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주 평범하게 살기로 작정하니 무료했던 날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스즈메는 이제 동네 마트 장보기와 음식점 메뉴 선택에서까지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범함을 연기해야 했다. 두근두근한 일상을 보내는 스즈메는 쿠자쿠로부터 “스즈메에 비하면 내 인생은 시시한 것 같다”며 “이것저것 많이 하면 살아가는 의미를 알 수 없게 돼 버린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반적으로 거북이는 느리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물속에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일상을 색다르게 보려고 노력한다면 재밌어지고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일본 특유의 유머와 만화적 인물로 가득한 이 영화는 일상의 즐거움을 찾게 돕는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를 보려면?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와 비슷한 영화는? 스윙걸즈


최윤상 기자 uoschoi@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