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남학생 수가 여학생보다 더 많은 상황에서 여학생의 국제학사 티오가 더 많은 것은 부당하다’며 기숙사 추첨 방식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을 필두로 성비 불균형, 외국인 학생 우대, 시설 차이 등에 대한 불만이 연이어 올라왔다. 그중 서울시 민원 창구인 ‘서울시 응답소’에 국제학사 추첨 관련 민원을 넣은 학생은 “학교가 국제학사의 여학생 비중이 높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개선 실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후속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속되는 논란에 실제로 기숙사 추첨 방식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봤다.

천영진 생활관장은 “생활관은 애초 내·외국인 구분 없이 지어진 건물이고 국제학사는 외국인 전용으로 건설돼 있어 외국인 학생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그는 “국제학사 개관 당시 학생들과 총학생회의 건의에 따라 희망자에 한해 내국인 학생도 국제학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신청자가 많을 경우 대학원생, 고학년, 고연령 등을 고려해 배정하는 것으로 정해졌지만 지난해부터는 서울시인권위원회의 연령차별을 시정하라는 권고에 따라 대학원생, 고학년 여부만 배정 우선순위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숙사의 남녀 학생 선발 수는 지난해 신청자 수를 기준으로 사전 분배하고 이번해 신청자 수로 재평가하여 변동을 준비한다. 기숙사 정원배정 변동은 외국인학생을 담당하는 각 부서에서 요청하는 남녀비율이 매번 달라지는 것이 원인이 된다. 이번학기 국제학사 남녀 정원은 총 520명 중 남학생 143명, 여학생 377명으로 배정됐다. 관리하는 외국인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국제교육원의 남녀 비율인 2.5:7.5에 맞춘 결과다. 천 생활관장은 “유학생의 여학생 비율이 높기에 전체적으로 국제학사의 여학생 비율이 높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생활관(위)과 국제학사(아래) 내부 모습
▲ 생활관(위)과 국제학사(아래) 내부 모습

신국제학사를 여학생들만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전하자 천 생활관장은 “타 대학 기숙사와 비교해도 남녀의 생활 구역을 분리하는 방식은 일반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전에는 신국제학사 일부 구역을 남학생에게 배정했으나 여학생 구역과 가까워 서로 불편하고 구역이 혼돈돼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신국제학사의 방 크기가 작은 것에 대해 남학생들의 불만까지 이어져 신국제학사는 여학생 전용으로, 구국제학사 일부는 여학생 구역에서 남학생 구역으로 변경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방식임을 설명했다.

생활관에 거주하고 있는 A(20) 씨는 “국제학사 설립의 취지를 본다면 외국인 학생이 많은 것에 불만을 표할 순 없겠지만 생활관과 국제학사의 시설 차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사생활 보장이 어려운 구조와 낮은 시설 청결도 때문에 불편하다”며 생활관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다. 생활관 거주생들은 △청결하지 못한 라디에이터 △냉난방기구 중앙통제 △개인공간 부재 △도어락과 와이파이 공유기 부재 등을 생활관 거주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반면 국제학사 거주생들은 대체로 시설에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학사에 거주 중인 외국인 재학생 B(23) 씨는 “전반적으로 시설이 청결하고 좋아서 앞으로도 거주하고 싶다”며 “우수한 시설 덕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많을 텐데 인원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타 대학 기숙사는 어떨까. 국민대, 건국대, 숭실대의 경우 내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구분 없이 거주한다. 생활관 거주생들은 개인공간 확보를 이유로 국제학사를 선호했는데, 건국대는 1인실과 2인실, 숭실대는 4인실까지 갖추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실제 건국대 공식 유튜브 채널의 <나 혼자 산다 KU>와 <건대 기숙사 쿨하우스의 모든 것> 영상에서는 기숙사별 시설 수준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 생활관장은 “생활관은 국제학사와 달리 방과 방 사이 간격이 좁아 옥외 와이파이를 증설해 학내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했으나 장비가 노후되면서 불편을 겪는 것 같다”며 “추후 중계기 교체계획에 따라 생활관 무선공유기 설치 등 시설 문제 해결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생활관 담당자는 기숙사 선발 방식에 대해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선발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신연경 수습기자 yeonk48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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