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캠퍼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차다. 대부분의 강의가 대면으로 전환돼 오히려 비대면 강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강의실에 들어가면 학생들로 가득 차 있고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학생회관 1층 식당으로 가면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마치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책상 위에 높다랗게 세워진 칸막이는 우리가 아직도 코로나19와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지난 5월 1일 교육부는 대학 방역에 자율성을 부과했다. 기존에는 강의실에서 한 칸 띄우기 또는 칸막이 설치가 의무였지만 5월 1일부터는 학생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대학별 자체 방역기준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출입관리와 전담 관리인의 여부도 대학의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여전히 기존의 방역지침을 고수하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학교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칸막이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겨울철 재유행 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를 유지한다.

칸막이가 제대로 된 방역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칸막이의 실효성은 차치하더라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가 된다. 창공관의 한 강의실에는 부서진 칸막이가 한쪽에 쌓여있었다. 21세기관 강의실에 있는 칸막이 중 일부는 부서지거나 책상에서 떨어져 위치가 틀어져 있기도 했다. 100주년기념관 강의실은 칸막이가 붙은 자리와 붙어있지 않은 자리가 섞여 있었다. 칸막이를 담당하는 부서는 따로 존재하지 않고 강의실을 사용하는 학부과 조교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진행한 칸막이에 대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칸막이 유무의 문제가 아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칸막이가 불편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조금이라도 예방한다면 칸막이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염병 확산 예방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선 적절한 관리와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칸막이가 단순히 방역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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