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2월부터 학생회관(이하 학관) 3층 동아리방은 코로나19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폐쇄 중이다. 동아리 연합회 ‘동숲’(이하 동연)이 주관하는 가을 동아리 축제 ‘인향제’가 다가왔지만 학관 3층에 상주했던 동아리들은 여전히 동아리방 없이 행사를 준비해야 했다.

갈 곳 잃은 동아리

공사로 인한 동아리방 폐쇄에 대해 중앙 앱 개발 동아리 UOS LIFE 김은서 회장은 “앱 개발을 위해 부원들이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아 공간의 필요성이 크다”며 “조금이라도 편하게 활동하기 위해 중앙동아리를 신청해 승격됐지만 동아리방은 배정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학교 후문에 사무실을 구해 전임 동아리 회장의 금전적인 도움과 회비에 의존해 활동 중”이라며 “사무실 대여료 지출이 계속돼 인향제 준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진행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중앙 붓글씨 동아리 연묵회 손영선 회장은 “서예는 먹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이 더러워지기 쉬워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라며 “동아리방을 비롯한 학교 내 시설을 사용할 수 없어 외부 서예실을 빌려 활동 중”이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중앙 천체 관측 동아리 UOStar 김승준 회장은 “전임 동아리 회장이 보유한 공간을 임시 동아리방으로 사용 중”이라며 “이번 인향제 준비는 콜라보 부스를 하는 동아리방에서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중앙 야구 동아리 UOS FALCONS 이승현 회장은 “장비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자주 사용하는 물품은 개인 자취방에 나눠 보관하거나 다른 동아리들과 학관 지하에 함께 보관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머지 물품은 21세기관 국제회의장에 보관하지만 역시나 다른 동아리의 물품과 섞여 있다”며 “쌓여 있는 물품 속 우리 팀의 장비가 어디 있는지 확인이 어려워 지원금과 회비로 물품을 추가 구매해 인향제를 준비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네 동아리 외에도 중앙 야생 조류 연구 동아리 GAIA와 중앙 풍물 굿패 동아리 얼씨구 등 학관 3층에 동아리방을 두고 있던 동아리들은 인향제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사 기간 예정보다 더 미뤄져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 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 중인 학관 공사는 일전에 지난 5월 13일부터 오는 11월 27일까지로 공지됐다. 그러나 예상에 없던 폭우와 태풍에 더불어 기존 설계와 다른 건물 현황으로 추가 공사가 발생해 마감 기한이 오는 12월 31일까지로 변경될 예정이다. 시설과 강성훈 담당자는 “공사 연기의 원인이 된 부분을 자세히 검토해 연기 기한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더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은서 회장은 “정확한 학관 공사 일정 변경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끝난다던 공사가 또 연기되면 사무실을 재계약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아리는 학관 공사 관련 공지를 시설과와 학생과, 총학생회와 동연을 거쳐 통보받고 있다. 학관 공사 연기 공지에 대해 강 담당자는 “동아리방 사용 관련 공지는 학생과 소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과 오기자 학생지원팀장은 “학관 공사 일정에 변동 사항은 전달받은 것이 없어 전달하지 못했다”며 부서 간 소통의 부재를 보였다. 손영선 회장은 “공사 기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모델링 완공에 대한 정보를 각 동아리에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면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고른 지원과 직접적인 소통 필요해

동연은 학생과와의 협조를 통해 예산과 공간 확보를 추진했다. 학관 공사로 인한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인향제 기획안을 바탕으로 10개의 동아리를 선정해 10만원씩 지원했다. 더불어 가용 공간을 대여하고 일부 동아리에 배정했다. 오기자 학생지원팀장은 “동연이 주관하는 인향제에 △예산 △장소 사용 △공결 등에 대한 부서별 협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아리 측은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승현 회장은 “중앙동아리는 모두가 동일한 자격과 지위를 유지하는 만큼 학교 측의 고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김은서 회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보다 실질적으로 동아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동아리 지원 방식에 대해 오 팀장은 “지난 16일 학생 자치 기구 정례회의를 통해 각 동아리의 필요 사항 등을 수렴했다”며 “앞으로 총학생회 등 학생 자치 기구와도 수시로 일정 공유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나 수습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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