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보도부장
박성호 보도부장

기자는 지난해부터 매주 국공립 센터에 방문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대학생 튜터링에 참여 중이다. 일대일 교과목 멘토링뿐만 아니라 센터에서 진행하는 단체활동 보조 지도도 함께하고 있다. 초등학생들과 교류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그들이 실제 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너무 조숙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성인들이 대화한다고 착각할 정도다. 입에 비속어를 달고 사는 건 일상이며 서로를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담임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행동이 너무 심한 나머지 그냥 내버려 경우가 다반사다. 

아이들이 주로 즐겨보는 방송도 성인이 돼서나 볼 수 있는 잔인한 영화나 연애 드라마다. 방송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정한 『대한민국의 텔레비전 등급 제도』에 따른 시청 연령제한이 있지만 그들에게는 유명무실하다. 방송에서 나온 욕설이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며 낄낄대는 아이들을 보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과거보다 조숙해진 이유로 미디어의 발달을 들 수 있다. 미디어의 발달로 아이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즐기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걸러지지 못한 정보들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유튜브나 틱톡 등 SNS 플랫폼을 조금만 봐도 욕설과 성인물 등 부적절한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 찍은 영상을 각종 플랫폼에 올리며 친구들끼리 돌려보기도 한다. 자기들끼리 보는 건 괜찮지만 플랫폼 특성상 가입자 모두가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사회에 진출하는 연령층이 낮아진 점도 아이들을 조숙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사회에 진출하는 장벽이 많이 낮아졌고 방송에 나오는 연령층이 어려졌다.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교육을 받고 방송에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성인 못지않게 성숙하다. 아이들은 그들을 보며 자신들도 그만큼 성숙하고 어른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들도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건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본인보다 어리거나 또래인 이들 중 이미 취업해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고 자기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뤄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이 나이까지 자기는 뭘 했는지 한탄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자기 나이에 비해 많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이나 수억 원대 연봉을 받는 스포츠 스타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최연소’ 타이틀에 속지 말자. 그들은 유난히 특별할 뿐이다. 취업과 자기 계발에 힘쓰고 주변에서 어른스럽게 굴라고 핍박도 받지만, 여러분은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은 지 얼마 안 된 20대일 뿐이다.


박성호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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