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관 카페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고 수업을 들으러 갔다. 점심은 학생회관에서 학식을 먹었다. 저녁은 써브웨이로 간단하게 때우고 청량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한 편 봤다. 오늘 지출한 돈은 27400원. 생각보다 꽤 많은 돈을 썼다. 몇 년 전에는 커피도 학식도 영화도 이렇게까지 비싸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새 물가가 많이 올랐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중 외식 물가는 9%나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물가 상승은 식생활뿐만 아니라 주거와 교통 등 우리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정 수입이 적은 대학생들에게는 물가 상승 체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배달 음식을 줄이고 직접 요리를 해 먹으려고 해도 식재료 자체가 비싸다.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올라가는 물가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정책은 생각만큼 잘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지난 5월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해 수입 원가 절감, 식료품비 인하, 식자재비 경감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 물가안정정책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따른 가격 안정 효과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1천 명의 응답자 중 73.0%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물가 안정이 가장 큰 안건이었지만 긴급 민생안전 10대 프로젝트 유지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공식 트위터에 “지출 0원에 도전하기, 가능하신가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열풍인 #무지출챌린지 한번 도전해보실래요?”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러나 무지출은 ‘챌린지’가 아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돈을 쓰지 말라’는 말은 해답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물가 상승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현 상황을 국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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