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Spotify 시대생을 위한 노래추천

풋풋했던 지난학기를 보내고 돌아온 이번학기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여름이 지나간 탓일까요?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시간은 흘러가는데 꿈꾸던 삶은 이게 맞는지 상실감에 잠을 설치는 그런 날. 고요한 방구석에서 다시 무언갈 위해 살아갈 힘을 보태 주는 노래가 있습니다. 지난 4월 공개된 박소은의 '말리부오렌지'입니다.

우리 모두 어릴 적 동경하던 삶의 모습이 있었겠죠. 노래에서는 예전부터 꿈꾸던 삶과 전혀 다른, 틀에 박힌 삶을 사는 화자의 고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화자는 시골에 살고 싶었지만 번화가 사거리 앞에 삽니다. 친구들을 만날 때 제일 비싼 옷을 입기 위해 옷장을 뒤적이고 제일 똑똑한 단어를 써가며 구김 없이 말하는 법을 연습하는 등 스스로가 바라던 것과는 달리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며내는 날들에 적응해갑니다. 

그러면서도 화자는 새벽이면 지나간 시간을 곱씹으며 순수했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하는 상상을 합니다. 여전히 낭만적인 삶에 대한 동경을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초라한 현실에 느끼는 울적함이 가사 속에 가감 없이 드러납니다. 

가끔은 꿈꾸던 것들이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밤이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들과 사랑에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날에는 노래의 끝자락에서 읊조리듯 '잃어버린 시간과 사람들을 모아서 취기 어린 고백들을 밤새 하는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단지 상상일 뿐이지만, 가끔은 상실한 것들을 그리워하고 슬퍼해도 된다고 다독이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나를 속절없이 꿰뚫고 지나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날, 이 노래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신연경 수습기자 yeonk48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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