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라가겠습니다

▲ 석천암에서 바라본 남양주 전경. 온 동네가 한눈에 보인다.
▲ 석천암에서 바라본 남양주 전경. 온 동네가 한눈에 보인다.

이번에 소개할 산은 서울시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 주민들이 산책을 위해 자주 방문하는 불암산입니다. 멀리서 보면 송낙을 쓴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 불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약 508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막상 올라가 보면 여느 산만큼이나 힘들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불암산이 화강암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 많은 바위산이기 때문입니다. 코스마다 난이도는 다르지만 산 대부분이 바위로 구성돼 있어 울퉁불퉁한 바위를 직접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등산로가 척박해 과거 태릉선수촌 선수들은 체력 훈련을 목적으로 불암산을 등산했다고 합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 보면 단아한 기와가 아름다운 절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천보사, 불암사와 더불어 불암산에 위치한 석천암입니다. 다른 절들과 달리 석천암은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야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석천암은 신라 흥덕왕 때 지증국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불상입니다. 돌을 조각해 만든 게 아니라 불암산을 이루는 큰 바위에 불상을 새겨놓은 것입니다. 불상의 모습에서 자연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고자 하는 불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석천암을 지나 정상을 향하던 중 나타나는 수없이 많은 계단이 등산객을 지치게 합니다. 깔딱고개로 불리는 이 계단은 이름 그대로 숨이 깔딱 넘어갈 때까지 경사를 올라야 합니다. 숨을 고르고 남은 길을 올라가 정상에 도착하면 산 아래에서는 볼 수 없던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나타납니다. 커다란 크기와 각양각색의 바위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불암산 정상에서는 산 이름과 해발고도를 표시한 비석과 산꼭대기에 꽂힌 태극기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극기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비로소 산 하나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라온 코스와 반대로 내려가다 보면 불암산성이 나타납니다. 언제 지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신라 유물이 많이 발견돼 신라 시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임진왜란 때는 고언백 의병장이 이곳에서 싸웠다고 합니다. 산을 둘러싸듯 지어진 원형 산성이며 길쭉한 돌을 차례로 쌓아 단단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2호로도 지정돼 불암산에 가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거대한 암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불암산에 올라보는 건 어떨까요.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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