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며 동시에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가을은 학생들이 간절기를 맞아 멋을 내기 좋은 시기다. 기본 아이템부터 새로 시작된 유행까지 서로 다른 매력으로 코디한 학생들의 데일리룩을 알아봤다.

시대인의 패션 점수는 3.5점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대학 학생들의 패션과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0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이 평소 즐겨 입는 옷 스타일로 심플한 캐주얼(62.6%)이 1위를 기록했으며 힙한 스트리트 패션(9.9%)과 깔끔한 포멀룩(8.8%)이 뒤따랐다. 선호하는 이성의 옷 스타일 역시 심플한 캐주얼(41.5%)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깔끔한 포멀룩(30.9%) △사랑스러운 원피스룩(7.4%) △힙한 스트리트 패션(5.3%) △빈티지/아메카지룩(5.3%)이 뒤를 이었다. 동시에 44%의 응답자가 싫어하는 이성의 옷 스타일로 과하게 힙한 스트리트 패션을 꼽았다. 

학생들은 주로 어디에서 옷을 구매할까. 51.6%의 학생들이 무신사, 지그재그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꼽았다. 이어 자라, 유니클로 등 SPA브랜드가 2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우리대학 학생들의 패션을 학점으로 매긴 점수는 평균 3.5로 B+에 해당한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 10년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평균 3.2점이 나온 것과 비교했을 때 0.3점 오른 점수다(▶참고기사: 제634호 12면 「시대인, 당신도 '패셔니스타'가 될 수 있다!」).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

서울시립대신문은 캠퍼스에서 직접 다양한 스타일의 데일리룩을 입은 학생들을 만나봤다. 먼저 미래관에서 정진호(융전 21) 씨를 마주쳤다. 정 씨는 칼하트 재킷에 검은색 면티와 검은색 바지를 매치했다. 

▲ 미래관 앞에서 만난 정진호(융전 21) 씨 / 빈티지한 칼하트 재킷
▲ 미래관 앞에서 만난 정진호(융전 21) 씨 / 빈티지한 칼하트 재킷

Q.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A. 몸집이 큰 편이라 이 옷이 체형을 보완해주는지 가장 먼저 살펴본다. 최대한 체형의 장점을 살려주고 단점을 가리는 옷을 입으려고 노력한다. 여러 가지 스타일을 시도한 결과 달라붙는 옷보다 지금 입은 것처럼 헐렁한 재킷이 체형보완에 효과적인 것 같다. 예전에는 일부러 무채색 재킷만 골라 입었는데 이제는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재킷을 찾는다. 특히 지금 입은 칼하트 재킷의 된장색 포인트가 마음에 들어 자주 입는다. 

Q. 어디서 옷을 많이 사는지
A. 옷은 무조건 입어보고 산다. 인터넷에서 주문할 때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 교환이나 반품한 적이 많았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 싫어 더 비싸더라도 직접 옷가게에 가서 입어보고 사는 방식을 선호한다. 특히 건대입구역 커먼그라운드에 자주 간다. 보통 사이즈가 크면 스타일이 다양하지 않은데 커먼그라운드에서는 사이즈가 크고 느낌 있는 옷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칼하트 옷을 더 저렴하게 구하기 위해 가끔 동묘와 광장시장에 가기도 한다.

학생회관 옆 중앙로를 걷고 있던 안은정(행정 20) 씨는 검은색 크롭티에 회색 플리츠 미니스커트, 롱부츠를 매치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학생회관 옆 중앙로를 걷고 있던 안은정(행정 20) 씨 / 귀여운 검은색 크롭티
▲ 학생회관 옆 중앙로를 걷고 있던 안은정(행정 20) 씨 / 귀여운 검은색 크롭티

Q. 도전하고 싶은 스타일은
A. 요즘 유행하는 Y2K 패션이다. 평소 하이틴이나 페미닌한 스타일을 자주 입어 힙한 느낌을 살리기 어려울 것 같아 도전을 미루고 있다. 골반에 걸쳐 있는 로우라이즈 청바지와 키치한 프린트 티셔츠를 꼭 입어보고 싶다. 특히 블랙핑크 제니가 입어서 화제가 된 벨벳 소재 트레이닝복도 도전하고 싶다. 

Q. 가장 아끼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A. 머리띠 같은 헤어 소품을 좋아한다. 머리띠로 하이틴 패션을 연출할 수 있어 종종 매치하는 편이다. 헤어밴드 중 곱창밴드도 아끼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다. 일반적인 머리끈에 비해 곱창밴드는 그날의 착장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운동하러 웰니스센터를 가고 있던 권용준(스과 21) 씨를 발견했다. 권 씨는 어두운 계열 맨투맨에 회색 트레이닝 팬츠를 입고 검은색 메신저 백으로 코디를 마무리했다. 무채색 톤온톤 코디가 안정감을 줬다. 

▲ 운동하러 웰니스 센터를 가고 있던 권용준(스과 21) 씨 / 무채색 코디에 포인트를 주는 모자
▲ 운동하러 웰니스 센터를 가고 있던 권용준(스과 21) 씨 / 무채색 코디에 포인트를 주는 모자

Q. 평소에 즐겨 입는 스타일은
A. 학과 특성상 편한 옷을 선호한다. 주로 맨투맨이나 후드티에 헐렁한 트레이닝 팬츠를 입는다. 대충 입은 것 같지만 나름대로 포인트를 줘서 코디하는 편이다. 무채색 옷을 입을 때는 색깔이 예쁜 모자로 포인트를 준다. 머리를 스타일링 하지 않아도 모자를 쓰면 그 자체로 하나의 스타일이 돼서 자주 쓰곤 한다. 
최근에는 헤드셋도 곧잘 착용한다. 음질 좋게 노래를 들으면서 유행도 따라갈 수 있다. 

Q.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는지
A. 모던한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어 최근에 블레이저를 구매했는데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가지 못했다. 편안한 옷만 입다가 어깨 부분이 각 잡힌 옷을 입으려니 낯설다. 슬랙스에 구두까지 매치해서 제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윤서(환조 21) 씨를 만나봤다. 이 씨는 그래픽 민소매에 나풀거리는 롱스커트와 하트 모양 벨트를 착용했다. 글래디에이터 샌들에 올리브색 숄더백 포인트가 매력적이었다.

▲ 미래관 광장에서 만난 이윤서(환조 21) 씨 / 올리브색 숄더백
▲ 미래관 광장에서 만난 이윤서(환조 21) 씨 / 올리브색 숄더백

Q. 옷을 입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A. 항상 어디서 본 적 없는 옷을 입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다 입고 다니는 옷은 입고 싶지 않다. 그래서 빈티지 마켓을 자주 이용한다. 그곳에서는 모든 옷이 하나밖에 없어 특별한 느낌이 든다. 믹스앤매치도 신경 쓴다. 상의와 하의의 조합을 어울리게 찾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셋업 상품은 아예 사지 않고 한 번 입은 조합도 잘 입지 않는다. 그날 입은 옷이 마음에 들수록 기분이 좋다. 옷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Q. 아끼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A. 자주 바뀌지만 가장 먼저 두 가지 아이템이 떠오른다. 하나는 지금 착용하고 있는 올리브색 크로스백이고 나머지 하나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검은색 숄더백이다. 옷이 무난하더라도 가방 하나로 포인트를 주면 패션 전체가 살아 보인다. 여러 옷과 매치가 되면서 흔하지는 않은 느낌을 찾아 고심해서 샀다. 정말 아끼는 이 가방들이 지금은 마음속 1위지만 흰색 아웃스티치 오버핏 청바지, 탁한 카키색 크롭 가디건 등 후보가 많아서 고르기 어렵다.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개성 살리기

편안한 독서실룩부터 독특한 보헤미안 빈티지룩까지 우리대학 학생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알아봤다. 옷은 사회적 규범을 반영하는 수단에서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지표로 넘어오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박세진 패션칼럼니스트는 “인터넷 기반의 대중문화 발달과 함께 성장한 Z세대가 패션을 주도하며 패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패션이 격식을 차리는 행위라는 인식에서 개성을 드러낸다는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인의 복장에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해 패션 트렌드가 타인의 평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 칼럼니스트는 “과거 편안한 옷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패션 엄숙주의가 후퇴하면서 편한 옷을 선호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수습기자 sn0wmarten@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