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 동북아역사재단 정영미 독도연구소장(국사학과 박사 졸업)

이번호에서는 오는 25일 독도의 날을 맞이해 동북아역사재단 정영미 독도연구소장을 인터뷰했다. 정 독도연구소장은 지난 2006년 동북아역사재단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공고히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도 연구를 시작한 계기부터 독도연구소가 하는 일, 대학생으로서 독도를 지키는 방법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출처: 외교부 독도 홈페이지)
(출처: 외교부 독도 홈페이지)

우리대학 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일본 동경외국어대학교에서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 밟았지만 박사 논문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마치려고 했으나 논문 제출 기한이 지나 있었다. 박사학위를 마치기 위해 재단 일과 병행하며 지난 2008년 우리대학 대학원 국사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공부하게 됐다.

연구 분야를 ‘독도’로 선택한 이유는
사실 처음부터 독도를 연구한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닐 때 에도시대사를 연구했다. 연구에 필요한 일본 고문서를 읽기 위해 초서체를 익혔다. 초서체는 지금 일본어와는 어순이 다르며 주로 과거 일본 행정 문서를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된 언어다. 마침 한국에서는 초서체로 쓰인 독도 관련 고문서를 읽고 독도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사람이 필요했다. 일본 고문서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는 많지 않기에 초서체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독도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앞 표지판
▲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앞 표지판

독도연구소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독도 연구를 비롯해 정부에 독도와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하는 일을 한다. 독도에 대한 자료 수집과 그 자료 수집을 기초로 연구 결과물을 생산한다. 그리고 독도홍보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독도홍보협의회는 국무총리실 지시하에 독도연구소장이 대행하는 협의체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부 14개 부처와 유관기관이 모여 독도 홍보와 관련된 전략을 구상하는 등 정부가 독도에 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다.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위에 소개한 독도홍보협의회를 운영하는 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해 독도홍보협의회에서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독도 역사 안내서를 제작했다. 만든 안내서는 전국 학교나 지자체에 배부돼 교육 자료로 사용된다. 독도연구소장으로서 모든 국민이 독도에 관심을 갖도록 돕는 일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하는 일은
동북아역사재단은 교육부 산하기관으로 과거 역사문제를 현시점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목적으로 연구 활동을 한다. 주로 한·중·일 역사 왜곡 문제를 다루며 세부적으로 △교과서 왜곡 문제 △독도 영토 분쟁 △위안부 문제 △국가 간 역사 해석 갈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특히 독도문제는 국가 단위에서 다뤄야만 하는 사안이기에 정부 부처 간 독도 이슈를 공유해 외교적으로 일관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이를 위한 동향 보고서나 정책보고서를 제출해 정책 지원을 한다. 역사 관련 교육활동이나 홍보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정영미 독도연구소장(국사학과 박사 졸업)
동북아역사재단 정영미 독도연구소장(국사학과 박사 졸업)

동북아시아 국가 간 분쟁이 잦은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처리가 명확하지 못했던 부분이 지속적인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가 제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패망하고 연합국은 일본이 점거하고 있던 지역을 돌려놓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독도 같은 경우 처음에 연합국은 독도가 한국 땅인 것 같다며 한국에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이 1905년 국제법적으로 편입한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자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도는 어느 국가의 땅인지 명시하지 않게 됐다. 

독도 표기 시정 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담당 요원을 배치해 구글 등 주요 포털사이트나 책자 표기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한다. 잘못된 표기는 메일이나 서한을 보내 시정을 요구한다. 더불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독도 표기 시정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독도 표기 문제는 많이 개선된 편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기관이 어떤 지도를 쓰느냐에 따라 표기가 다른데 여전히 일본어로 표기한 ‘다케시마’나 프랑스어 표기인 ‘리앙쿠르 록스’ 등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는 지도가 존재한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운영하는 독도체험관을 소개해달라
원래 박물관 설립을 계획했으나 독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협의해 독도 체험관이 설립됐다. 오는 25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독도체험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본래 독도연구소 지하 1층에 150평 규모로 설립됐으나 확장 이전해 개관하게 됐다. 전시는 독도 역사와 지리, 국제법 등의 내용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덧붙여 독도를 12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이 있어 모형 중심으로 독도의 환경과 기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방법은
울릉도가 한국 땅이기 때문에 독도도 당연히 한국 땅이다. 예로부터 큰 섬 옆에 붙어있는 작은 암석은 큰 섬에 포함된 섬이었고 하나의 섬으로 취급했다. 약 300년 전부터 역사적으로 내려온 한국과 일본 문서를 봐도 우리나라는 우산국이라고 표기했고 일본은 다케시마(울릉도) 외 1도로 기록했다.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일본은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라 언급하며 국제법상 무주지 선점 개념을 도입해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고문서에 나왔듯이 울릉도가 우리 영토기에 독도도 우리 땅이다.

대학생이 독도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대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국제해양법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 유엔 등 국제사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국가 간 문제는 결국 국제정치의 문제다. 한국인이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역사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무보다 숲을 보길 바란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몰두하면 매몰되기 쉬워 비교사 연구 등에 소홀해진다. 또한 역사적으로 세밀한 범위에서 논문을 작성하면 독자들이 이해하기도 어렵다. 역사학자들이 세계사를 아울러 크게 공부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역사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책 『총, 균, 쇠』를 보면 굉장히 거시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본다. 한국에서도 넓은 시각으로 역사기술을 할 수 있는 역사학도가 많이 배출되길 기대한다.


최수빈 기자 csb@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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