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의 통행이 잦은 중앙로를 킥보드가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사람들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건물 앞이나 보행로 위 무단으로 주차된 킥보드는 지나가는 이들의 길을 막아 통행을 불편하게 한다. 교내 킥보드 문제는 지난 2019년부터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캠퍼스 내 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되지 않아 직접적인 처벌은 어렵다(▶참고기사: 제759호 3면 「배달 오토바이 ‘무법 질주’에 단속은 무용지물」). 안전을 위해 총무과에서 이륜차 주행속도 제한 단속을 시행하고 있지만 차로와 보행로를 넘나드는 킥보드 피해는 여전하다. 학우들뿐만 아니라 직장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겨놓거나 차로 출퇴근하는 교직원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캠퍼스의 무법자, 킥보드

킥보드로 인한 위험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중앙로다. 신용상(경영 21) 씨는 “등굣길 급한 마음에 중앙로를 이용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미래융합관이 공사 중이라 중앙로가 좁아져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A(20) 씨도 “사람이 많은 보행로를 킥보드에서 내리지 않고 주행해서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직장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는 교직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 보행로를 완전히 막아버린 자연과학관 앞 킥보드들
▲ 보행로를 완전히 막아버린 자연과학관 앞 킥보드들

자녀가 직장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교직원 B씨는 “어린이집 출입문이 중문에서 들어오는 길과 맞닿아 있는데 중문에서 들어오는 킥보드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올라와 아이들이 다칠까 걱정한 적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킥보드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차량 이용자에게도 불편을 준다.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교직원 김민정 씨는 “모퉁이를 돌 때 역주행하는 킥보드와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지난달부터 벌써 두 번이나 있다”며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정말 놀랐었다”고 전했다. 

무분별한 킥보드 주차도 골칫거리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건물 앞, 보행자 통로, 차로 등 차량과 보행자의 길을 막는 킥보드를 쉽게 볼 수 있다. 신 씨는 “적당한 곳에 세워두면 되는데 아무 데나 세워 통행을 막는 게 문제”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C(24) 씨도 “계단 진입하는 곳 바로 옆에 킥보드를 주차해 통행 경로가 좁아져 불편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부피가 큰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학우들은 더 불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행로에 주차된 킥보드는 실제로 장애학우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김민수(도사 19) 씨는 “휠체어 특성상 통행이 편리한 길로 갈 수밖에 없는데 경사로를 킥보드가 막고 있다면 출입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출입구가 여러 곳인 건물은 돌아가면 되지만 중앙도서관이나 미래관의 경우 출입구가 하나라 곤란했던 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인식 개선이 최우선 과제

지난해 5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관리』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대학 내 킥보드 운행 규정도 개편됐다. 총무과 총무팀장은 킥보드의 운행에 대해 “규정에 따라 차로의 우측 끝으로 통행하도록 하고, 속도를 시속 15k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 법학관에 세워둔 킥보드들이 도로를 막고 있다.
▲ 법학관에 세워둔 킥보드들이 도로를 막고 있다.

신용상 씨는 “이러한 사실을 학우들이 잘 모른다”며 “관용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무분별한 킥보드 주차를 막을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총무팀장은 “주차 방법을 변경하거나 이동시키도록 명할 수 있지만 소유자가 있는 차량과 달리 킥보드는 사용자를 알 수 없어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차원의 규제도 필요하지만 학생 차원의 안전 운행 문화를 조성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제가 어려운 만큼 총학생회 ‘내일’ 측에서 학우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류창현 총학생회장은 “학생과와 협의해 교내 홍보물을 제작하고 킥보드 업체와 연락해 주차 구역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한 이유로 전동 킥보드를 타는 학우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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