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자연과학관 앞 중앙무대에서 전체학생총회 ‘시내마’(이하 학생총회)가 개최됐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학생총회다. 이번 학생총회에 상정하기로 논의된 안건은 △대의원회 비례제 제정안 △선거 성립 투표 비율 개정안 △총학생회칙 개정 권한 이전안이다. 하지만 총학생회칙 개정 권한 이전안은 지난 14일 열린 제3차 대의원회의에서 부결돼 학생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참고기사: 제775호 1면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제3차 대의원회의」). 다른 두 안건이 의결되려면 재학생의 4%인 329명 이상의 인원이 현장에 참여해 정족수가 충족돼야 했다. 총학은 대표성 확보를 위해 추가로 약 700명의 안건 서면 동의안을 받았다.
 

▲ 전체학생총회가 열린 자연과학관 앞 중앙무대에서 진혁 대의원회 의장이 안건 의결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전체학생총회가 열린 자연과학관 앞 중앙무대에서 진혁 대의원회 의장이 안건 의결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대학 총학생회 ‘내일’(이하 총학)은 학우들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 공결서를 발급해주고 푸드트럭 앞 테이블과 의자를 총회 공간으로 만들었다. 김태현(국문 17) 씨는 “이전 학생총회랑 다르게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돼 참여도가 높아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류창현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에게 부채와 에너지음료를 제공하며 최대한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노력했다”고 전했다. 

총회가 시작한 15시에서 2시간 7분이 지난 17시 7분, 정족수가 충족되며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진혁 대의원회 의장은 첫 번째로 대의원회 비례제 제정안을 상정했다. 본 안건은 기존 대의원회 인원에서 입학 정원 수에 따라 비례대표 인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안건이 대형 학부과에 유리하고 소수 학부과에는 불리할 수 있다는 학우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류 총학생회장은 “대형 학부과의 경우 2명의 대의원으로는 대표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기존 대의원 수는 유지되기에 소수 학부과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안건은 서면 동의안을 포함해 찬성 824표, 반대 93표, 기권 128표로 가결됐다. 

다음으로는 선거 성립 투표 비율에 대한 조정안이 상정됐다. 해당 안건은 총학생회장의 선거에서 선거권자 총수의 40%였던 선거 성립 투표 비율을 3분의 1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학생회를 정기선거로 구성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안건이다. 학우들은 해당 안건에 대해 선거권자의 대표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류 총학생회장은 “『공직선거법』과 『대통령선거법』을 준용해 선거 성립과 대표성을 보장받기 위한 최소선을 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기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를 구성할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류 총학생회장은 “정기선거가 무산돼 보궐선거로 당선된다면 대학본부와 소통이 늦어지고 학기 초 행사 운영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본 안건은 서면 동의안 포함 찬성 880표, 반대 56표, 기권 162표로 가결됐다.

3년 만에 열린 학생총회인 만큼 미흡한 부분도 존재했다. 개최가 지연됨에 따라 행사 도중 학우들이 이탈하거나 총회 후 진행될 공연 일정에 쫓겨 촉박하게 진행됐다. 김태현 씨는 “현장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했다면 정족수 충족이 빨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보의 미흡함보다 학생 자치에 대한 학우들의 낮은 관심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석(국문 20) 씨는 “홍보는 더 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분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대학 생활을 했던 학우들은 총회를 모르거나 학생 자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류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의제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더뎠던 정족수 충족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학생총회가 성사됐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류 총학생회장은 “계속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 학생총회를 통해 학생 자치의 발전을 이룬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진 의장은 “이번 학생총회는 비대면 상황으로 줄어든 학생 자치에 관한 관심을 다시 늘릴 수 있는 전환점이라 생각한다”며 “참여해주신 학우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정재현 수습기자 kai71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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