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은 24절기 중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었다. 기자는 겨울이 오기 전 아름답게 물든 우리대학의 가을 전경을 즐기기 위해 산책을 나섰다. -편집자주-
▲ 건설공학관 위에서 바라본 중앙로
▲ 건설공학관 위에서 바라본 중앙로

각양각색 나무들

학교에 들어서기 전부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샛노란 카펫을 이룬 은행잎들은 정문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100주년기념관의 국화와 갈대가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낙엽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다 보니 아름답게 핀 대학본부 앞 꽃들이 기자를 맞이했다. 각기 다른 품종의 꽃이 번갈아 있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중앙로에는 가을 대표 수목인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외에도 소나무와 느티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잎들뿐만 아니라 초록색을 유지하는 잎들이 모여 신호등을 연상시켰다.

계수나무와 회화나무는 자주터를 지키고 있다. 콩과식물인 회화나무의 경우 우리나라 5대 거목 중 하나로 관리가 쉬워 많이 심는다. 자주터 앞 학생회관에는 다른 거목인 백합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백합나무는 튤립나무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목재가 물기를 흡수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비록 가을이라 꽃을 보지 못했지만 꽃만큼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다. 창공관 주변 메타세쿼이아와 아그배나무를 지나 걸으니 수양버들이 가지를 흔들며 기자를 반겼다. 수양버들은 다른 나무와 달리 가지가 아래로 늘어져 자란다. 버들보다 가지와 잎이 더 얇은 특징이 있다. 나무 외에도 길 중간에 심긴 꽃들과 건물들 벽에서 자라는 넝쿨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캠퍼스를 돌아다녔다. 식물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기는 단지 꽃이 만개하는 봄이라고만 생각하던 기자에게 가을 산책은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줬다.
 

▲ 창공관 앞 여러 색으로 물든 단풍
▲ 창공관 앞 여러 색으로 물든 단풍

뿌리부터 하늘까지 톺아보기

우리대학에는 거리에서 보기 드문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중앙도서관과 경농관 앞에 있는 백송은 소나무과의 상록 침엽 교목으로 희귀 수종 중 하나다. 보통 나무와 다르게 밋밋하고 흰색 빛을 띠는 나무껍질이 큰 비닐처럼 벗겨져 백송 또는 백골송이라고 불린다. 다음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비술나무다. 떡느릅나무와 개느릅나무로도 일컬어지는데, 두 용어는 느릅나무와 분리해서 부르기 위해 사용되는 말이다. 잎이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가지가 회백색으로 변하며 비술나무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색이 변한 비술나무의 가지와 나무껍질은 약효가 있어 예로부터 약용으로 사용됐다. 백송과 비술나무 외에도 배롱나무와 수양벚나무와 같이 우리대학 곳곳에는 그냥 지나치면 그 귀중함을 모를 만한 나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대학 나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수목 이름표 속 QR코드를 스캔해 자세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대학 각 건물에는 옥상정원도 있다. 기자는 △자연과학관 △건설공학관 △인문학관 △창공관의 옥상정원을 찾았다. 옥상정원이 있는 건물은 옥상녹화 건물로 지정된다. 옥상녹화란 인공적인 구조 위에 토양층을 새로 만들고 식물을 심어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대학의 옥상녹화 건물은 서울시의 부족한 녹지를 확대하기 위해 조성됐다. 옥상정원에는 각종 식물이 심겨 있고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벤치와 식물을 보호하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데크가 설치돼있다.
 

▲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우리대학 조경 A to Z

기자는 캠퍼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생긴 궁금증을 조경 유지 관리를 맡는 시설과 최미경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앙로를 걷다 보면 악취를 내뿜는 은행이 불쾌함을 주기도 한다. 최 담당자는 “은행에 대해 특별한 관리법은 없다”며 “자연 낙과가 이뤄지면 낙엽과 함께 마대에 담아 별도 처리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조경된 꽃들이 자주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 담당자는 “계절에 맞는 일년생 화초를 심어 생기를 불어넣고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겨울의 경우 추위로 인한 피해에 취약해 별도로 심어둔 후 관리하며 꽃이 시들면 폐화 처리 후 교체된다”고 밝혔다.

하늘못에 위치한 수양버들 나무는 속이 다른 재료로 채워져 있다. 최 담당자는 “수목 안이 부패하거나 병이 발생하면 더 퍼지지 않도록 나무병원에서 외과 수술을 진행한다”며 “외과 수술의 경우 실리콘과 코르크 등을 섞어 인공 나무껍질을 만든 후 수목 외형을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나무병원에서는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나무 의사가 △병해충 예방 △피해 진단 △처방 △방제 △외과수술 △가지치기 △지주 설치 등 수목 수림의 보호 업무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식물이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는 방식을 묻자 최 담당자는 “겨울철을 대비해 교내 조경 녹지 시설에 월동작업을 시행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달까지 가림막 설치를 통한 보온 작업, 낙엽 제거를 통한 산불위험 인화물질 관리, 조경 시설물 안전 점검을 진행한다”고 이야기했다.

아름다운 가을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단풍 덕분이다. 단풍은 계절의 변화로 식물 잎의 색이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기온이 내려가고 낮의 길이가 짧아짐에 따라 성장 호르몬과 광합성의 감소로 가지각색의 단풍이 발생한다. 마치 잎이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더불어 조경 유지 관리 담당자는 식물의 변화에 발맞춰 더 나은 조경 환경을 조성하고자 조경학과 교수의 조언을 받으며 △급수 △잡초제거 △조경 시설 정비 △전지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아름답게 물든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사람들과 자연 덕분이다. 시험이 끝나 홀가분한 마음과 함께 우리대학 가을 전경을 즐기러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이세나 수습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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