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가말.’ ‘직접 가서 말하라’의 줄임말로,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다. 도서관에서 소음을 유발해 피해를 주는 사람, 담배 냄새를 풍기며 불쾌감을 주는 이들에 대한 불평 글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직가말’ 하라는 댓글이 달린다. 그러나 이번 총학생회 공청회를 통해 진정으로 ‘직가말’ 해야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정기선거출마 선거운동본부의 정책자료집이 공지됐다. 특히 총학생회 선거의 경우 5년 만에 시행되는 경선인 만큼 각 선본의 정책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루매 생일파티, 축제 기간 녹화 강의 전환 등의 공약들을 두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시글도 다수 올라왔다. 에타에서 제기됐던 여러 의문과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공청회에서도 역시 활발한 질의응답의 장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당일 일반 학우들의 참여도는 예상에 못 미쳤다. 공청회 참여 인원 중 대다수가 각 선거운동본부 소속 인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학언론사 인원이었다.

공청회에서 각 선본은 약 1시간 반이 넘도록 공약에 대한 질문에 충실히 답했다. 스위치(SWITCH)는 완화된 상대평가 추진에 대해 교무과와 논의가 진전된 사안임을 밝히며 실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비드(VIVI:D)는 기숙사 추첨 발표 날짜 조정에 관해 생활관과 논의 후 긍정적 반응을 얻었음을 밝혔다. 각 선본 공약의 아쉬운 점도 드러났다. 스위치의 시대담화 정례화 추진 공약에 있어 우리대학과의 면담에 소극적인 현 서울시의장을 설득할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이 이뤄지지 못했다. 비비드는 건물 출입문 개방이나 불법촬영탐지 사업 재개에 있어 사전 조사나 총무과와의 논의가 부족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긴 시간 충실히 공악의 타당성을 입증한 후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학우들의 낮은 참여도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회의록을 작성해 공유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송출함으로써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후보자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불타던 에타는 공청회가 끝난 후 관련 언급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공약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선 후보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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