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효림 편집국장
채효림 편집국장

시대인의 목소리를 전하는 가장 효과적인 창구는 무엇인가. 기자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서울시립대신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대자보를 붙이거나, ‘총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거나, 대의 민주제에 따라 선출된 총학생회장이 대표로 소통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음에도 신문을 꼽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주류 입장뿐 아니라,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기사로 조명한다. 보편적인 학생과 교직원, 교원의 시각에서 나아가 장애를 가진 학교 구성원, 청소노동자와 시설경비원 등의 이야기를 실어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캠퍼스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앞선 사례는 다수의 입장을 주로 대변하는 학생 자치기구나,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지면에 실린 기사는 사실로서 인정받고 무게를 갖는다. 한 번 기록된 사실은 평생토록 남아 후대에 전해진다. 후대는 과거 기사로부터 배울 점을 찾고 부족한 점을 타산지석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기사의 가치를 알아주는 독자들은 결코 적지 않다. 우리의 눈에 닿지 않는 학교 곳곳과 시의회에서까지 신문을 참고해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총학생회는 물론 각 부처장과 총장, 의장과 의원들 역시 서울시립대신문에 주목한다. 

신문에 주어진 막중한 역할만큼이나 기자들은 양질의 기사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매주 두 번 이상 2시간에 달하는 회의를 거치며 새벽까지 기사를 마감하고, 또 고치길 반복한다. 수업이 없는 날이면 취재에 시간을 쏟는다. 고된 일정에도 다들 신문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해결을 촉구하고자 하는 사명감 때문이리라. 이토록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기에 신문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입사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못다 한 얘기가 많다.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교원 부족 문제, 아쉬운 홍보로 인해 낮은 인지도, 적은 논문 편수가 낳은 평가 순위 하락, 제자리걸음 중인 의대 설립 추진, 매년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각 부서,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총장과의 대화···. 끝까지 눈 떼지 말고 후속 보도해야 할 문제도 남았다. 장애를 가진 구성원은 여전히 막힘 없이 학교를 누빌 수 없다. 노동자 휴게시설은 열악하고,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 건물을 찾기 힘들다.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할 은평캠퍼스 설립은 매년 착공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취재를 할수록 다뤄야 할 문제들은 고구마 줄기와도 같이 끝없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앞으로 무수한 변화를 이끌 신문사가 기대된다. 떠난 이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근사한 신문을 만들 기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질투가 나기도 한다. 눈에 띄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지칠 수도, 줄지 않는 배포대 위 신문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 여러분의 기사는 점진적인 변화를 낳는다. 당장 의미 없어 보이는 기사도 기록으로 남아 언젠간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금껏 그래왔듯, 사명감을 안은 채 시대의 변화를 촉구하고 기록해주길 바란다.


채효림 편집국장 
chrim7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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