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망대를 알리는 소망탑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 전망대를 알리는 소망탑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어느새 이번해도 끝이 보입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마음을 다잡고 12월을 맞이하고자 우면산에 올랐습니다. 우면산은 서울시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경계에 자리 잡은 해발 293m의 산입니다. 소가 배를 깔고 앉아서 조는 모양과 비슷해 우면산(牛眠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원래 관악산의 일부였지만 1930년 사람이 지나가기에 좁았던 남태령 고개를 확장하면서 분리됐습니다. 

서울 한 바퀴를 돌며 역사와 문화, 자연을 탐닉할 수 있는 156.5km의 서울둘레길 사업에는 우면산이 포함돼 있습니다. 8개의 둘레길 코스 중 우면산은 4코스에 해당합니다. 우면산에는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자연과 교감하며 산을 즐길 수 있는 자연생태공원과 두꺼비생태교실, 숲체험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더불어 청동기시대 유적인 고인돌과 사찰 대성사, 고려 후기 문신인 이존오의 사당과 정도전의 묘까지 많은 역사 유적도 볼 수 있습니다. 

우면산의 경치와 유적을 감상한 후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낮은 산이라고 가볍게 생각해 10개가 넘는 입구 중 가까운 곳으로 입산했습니다. 코스를 잘못 선택해 추운 겨울임에도 땀을 흘리며 약 1시간 동안 정상을 향해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커다란 소망탑이 기자를 맞이했습니다. 소망탑은 크고 작은 돌들이 서로의 빈틈을 메우며 만들어진 돌탑입니다. 

소망탑 앞에서 소원을 빈 뒤 서울의 모습을 내려다봤습니다. 매년 새해 우면산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이유를 증명해 주듯 서울의 서쪽 한강대교부터 남산서울타워와 예술의전당을 지나 동쪽 롯데월드타워까지 전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북한산과 아차산, 인왕산 등 우리에게 익숙하고 다양한 산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을이 끝나가 나무는 앙상했지만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더 높은 곳에서 감상하고 싶어 정상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정상에는 공군 부대가 있어 끝까지 올라가지 못한 채 아쉬움과 함께 하산했습니다. 

올라가는 동안 힘들어서 보지 못했던 풍경을 감상하니 또 다른 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다음 해 새해 해돋이를 보며 한 해를 시작하고자 우면산에 올라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소원이든 이뤄줄 것 같은 소망탑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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