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수현(23) 씨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 오늘도 유튜브에서 사회 숏폼 뉴스를 보며 등굣길에 나선다. 과거에는 뉴스를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반면 최근 청년 독자들은 주로 네이버나 유튜브 등 뉴 미디어를 통해서도 뉴스를 볼 수 있다. 레거시 미디어가 독점하던 미디어 시장에서 뉴 미디어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보단 뉴 미디어 선호해

2002년 82.1%였던 우리나라 신문 열독률은 지난해 13.2%에 그쳤다. 만 19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TV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도 평균 48.8%에 불과했다. 다만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91.4%로 언론 기사 관심도 자체가 감소하진 않았다. 뉴 미디어 중 하나인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8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만 19~39세의 경우 94.1%로 44.7%의 비율을 보인 60대 이상 독자들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렇듯 청년들은 레거시 미디어가 아닌 뉴 미디어로 기사를 주로 접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이 레거시 미디어를 외면하고 뉴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서는 세계인의 뉴스 회피 경향에 대해 다뤘다. 우리나라의 경우 3명 중 2명이 의도적으로 뉴스를 회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에서 뉴스 회피 현상은 더욱 빈번히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청년들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뤄 원하는 기사를 볼 수 없는 점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점 △뉴스를 따라가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 등 레거시 미디어에 주로 해당하는 사항을 뉴스 회피의 이유로 꼽았다.

일방통행 레거시 미디어 vs. 양방통행 뉴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는 디지털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언론의 중추를 담당했다. 레거시 미디어는 독자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들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수용해야 했다. 2000년대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자 레거시 미디어가 가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뉴 미디어가 등장했다. 뉴 미디어는 간결성과 의견 축적성, 정보 선택성 등을 특징으로 레거시 미디어보다 쉽게 청년들에게 다가갔다. 더불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은 독자들이 기사를 더 쉽게 접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독자들은 정보를 수용하는 입장을 넘어 개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제공자로도 자리 잡았다.

한편 뉴 미디어의 등장은 레거시 미디어에게 위협만은 아니었다. 레거시 미디어는 청년들의 뉴스 회피에 대응하고자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해 레거시 미디어에서 다루지 못하는 주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독자들과 소통한다. 언론사는 공식 뉴스 채널 외에 SBS의 [스브스뉴스]와 KBS의 [크랩], MBC의 [엠빅뉴스] 등 기존 뉴스와 다른 구성과 전달 방식으로 서브 채널도 운영한다. 현직 SBS 장선이 기자는 “이번해 1월 기준 SBS 메인뉴스인 [SBS 8뉴스] 시청자는 하루 평균 60만 명이지만 SBS 홈페이지에 하루 동안 유입되는 인원은 약 145만 명”이라며 “TV가 아닌 플랫폼에서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뉴 미디어는 뉴스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넘어 가장 일반적인 소비 패턴이 됐다”고 말했다. 

뉴 미디어 내에서도 독자들을 위한 변화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네이버는 모바일 뉴스 서비스를 개편해 20대만 볼 수 있는 전용 뉴스 서비스인 ‘MY뉴스 20대판’을 마련했다. 20대의 뉴스 소비를 증가시키고자 제작된 해당 서비스는 주요 키워드와 20대가 많이 본 뉴스, 숏폼 등으로 구성돼 접근성을 높였다. 

경쟁 대상으로 보면 안 돼

상승세를 보이는 뉴 미디어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뉴 미디어에 대해 연구한 타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A교수는 “뉴 미디어에 있는 기사들은 청년들의 뉴스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점점 내용이 짧아져 중요한 정보가 누락된다”며 “뉴 미디어를 통한 기사 습득은 독자들이 알고리즘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편향된 시각을 갖게 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를 선호하는 독자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대학생 고유라(24) 씨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뉴 미디어의 자극적인 제목은 사실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것 같다”며 “뉴 미디어보다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어 TV와 신문으로 뉴스를 시청한다”고 말했다. 

레거시 미디어는 정확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어려운 정보가 쏟아진다. 반면 뉴 미디어는 원하는 기사를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올바른 뉴스 제공과 소비를 위해 언론사와 독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A교수는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는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한쪽이 낫고 다른 한쪽은 못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며 “두 미디어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선택이 아닌 공존의 중요성을 말했다. 

더불어 “소비자로서 편향된 시각을 갖지 않기 위해 하나의 미디어를 통해서만 기사를 보지 않고 허황한 기사를 재생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언론사는 단지 많은 독자를 끌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반복되는 기사를 지양하고 진정성 있는 기사를 보도해야 한다”고 독자와 언론사가 각자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론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장선이 기자는 “방송은 더 이상 방송국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에 언론사 채널이 다른 개인 지식 채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는 그동안 언론이 지켜왔던 신뢰의 가치나 원칙이다”고 전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뉴스의 형태는 바뀌고 있지만 추구해야 할 가치는 신뢰임이 변치 않을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 현재도 여전히 사용되지만 과거에 출시되었거나 개발된 전통 미디어로 TV, 라디오, 신문 등을 일컫는 말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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