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열린 우리대학 예산삭감에 관한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마련되고 진행됐다. 참석자부터 주관까지, 대부분 민주당에 속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때문에 토론회는 ‘서울시립대’보다 ‘민주당’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정치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아 경희대와 한국외대 총학은 있는데 정작 우리대학 총학은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학생들은 토론회 참여자 대부분이 민주당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제1야당이 우리대학 사안에 관해 논의의 장을 마련한 데 고마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다. 

실제 토론회 취재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토론회는 사전 준비된 책자 속 내용을 패널들이 구어로 다시 말하는 정도로 진행됐다. 패널을 제외한 일반 참여자들의 생각이 궁금했으나 계속해서 어느 의원, 위원회, 학생대표가 참여했다며 그들에게 발언권이 넘어갔다. 토론회의 의의와 고등교육의 중요성, 대학생 연대 등 비슷한 발언이 반복됐다. 

특히 현장 질의응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 10명의 기자가 참여했으나 준비한 질문을 하는 데 성공한 기자는 한 명뿐이었다. 기자를 포함해 질문하고 답변받은 참석자는 3명 이내에 불과했다. ‘어떠한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하는 모임’으로 정의되는 토론회가 제 기능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을 논하는 마지막 자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은 이번학기 여러 차례의 추경을 목표로 하고 등록금에 관해 구성원 간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학내 교직원과 학생의 의견을 모아 예산삭감이라는 난제를 헤쳐 나갔으면 한다. 앞으로의 논의는 ‘토론회’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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