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서순탁 총장과 제10대 원용걸 총장을 만나다.

서순탁 총장의 임기가 지난달 28일 마무리됐다. 코로나19와 시지원금 100억원 삭감으로 유례없던 4년이었다. 마냥 밝지만은 않은 표정으로 “무겁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시원하다”며 소감을 밝힌 서 전 총장. 후임자는 총장에 재도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된 경제학부 원용걸 교수다. 그는 원대한 포부보다 “총장 임기 4년은 매우 짧은 시간”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두 총장을 만나 우리대학의 각종 현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4년 임기를 마친 소감은
무겁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시원하다. 대학을 둘러싼 변화 속에서 구성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듣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첫 동문 출신 총장으로서 과도한 책임감을 가졌던 것 같다. 때로는 가볍게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해 후회가 남는다. 모든 일에 사명감을 갖고 임하느라 힘들었지만 이제 임기가 끝나 홀가분하다.

취임 전 밝힌 목표인 ‘교직원에게는 일하고 싶은 대학, 학생들에게는 다니고 싶은 대학’을 이뤘나
노력은 했지만 아직 다 못 이뤘다. 교직원들을 위해 정성이 담긴 작은 복지 ‘스몰 케어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모든 교수와 직원에게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수고한다는 친필 생일카드를 4년 동안 썼다. 또 고액의 건강검진처럼 서울시 공무원은 이용하는데 우리대학 교직원들이 제외되는 복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해관계가 얽힐 때는 학생 중심으로 의사결정하려 노력했다. 코로나19 때 해외탐방이 불가한 상황에서 국내탐방을 보낸 것도 우리대학만이 할 수 있는 시도였다. 교내에서 학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거리두기로 눈치 보며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을 고급카페처럼 개선했고 전농관 카페도 만들었다. 얼마 전 개장한 학생회관 1층 라운지에도 학생 전용 공간을 확충했다. 작은 정성이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닿았길 바란다.
 

공립대학 총장으로서 학교를 운영하는 데 생긴 어려움은
국공립대학은 정부나 시의 지원을 받는 만큼 관리와 감독을 엄격하게 받는다. 그래서 사립대학과 다르게 혁신적 노력이 쉽지 않다. 국공립대학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리대학과 국립대학은 설립 근거가 다르다. 그래서 정부가 국립대학을 지원할 때 우리대학은 제외되지만 정부가 대학을 규제할 때는 국립대학과 똑같이 규제받는다. 얼마 전 100억원 삭감을 당했지만 서울시는 계속해서 우리대학을 도와왔으며 앞으로도 협조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들을 설득하고 시정 연구를 도와 세계 도시 서울의 위상에 맞게 서울이 키우는 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이 큰 과제다.

예산 삭감 당시 심정과 반값등록금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생각은
예산 삭감 소식을 삭감 며칠 전에 들었다. 깜짝 놀라 시의회에 찾아가 부탁을 드렸는데도 삭감돼 마음이 아팠다. 운영비를 100억원 삭감하면 사실상 대학을 운영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시의회와 갈등을 빚게 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리대학이 큰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학교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는 취지에서 예산을 삭감했고 그에 상응해서 노력하면 복원해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값등록금 시행 후 줄어든 등록금 수입만큼 시가 재원을 보전해 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것이 처음에는 지원되다가 나중에 지원이 안 돼 내부 살림하는 돈이 150억원 이상 줄었다. 법에 따르면 직원고용·연구비에는 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고 등록금이 포함된 자체수입으로 해결해야 한다. 인건비와 교수 기성회비 수당, 실험실습 기자재에 등록금 수입 80% 이상이 지출된다. 남은 금액으로 학교를 운영하니 교수 유치와 학생들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없다. 갈수록 학교 운영에 한계가 오고 있다. 재정 안정성이 없으면 시 의존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본부는 예산 삭감 이전부터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등록금을 내리기는 쉬워도 올리는 건 굉장히 어렵다.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지 못해 우리대학 학생이 약 17억원 손해를 본다. 이번해 교육부 상한인 4.05%로 신입생 등록금을 올려도 약 2억원 수준만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신입생 등록금을 한꺼번에 국립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국립대 연간 1인당 교육비는 2천만원을 훨씬 넘는다. 우리대학은 1500만원 수준인데 이를 국립대 평균 수준으로 높이려면 등록금 정상화가 필요하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해를 구하는 게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대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인상분을 장학금이나 교육에 전액 쓰는 한이 있더라도 정상화가 필요하다. 반값등록금은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이 인상 필요성과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등록금 동결로 모든 대학이 한계 상황에 처한 터라 이번해에 이 문제가 전국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취임 당시 ‘서울 빅테이터 연구소’를 역점사업으로 밝혔는데 해당 사업의 진척도는
고등교육의 방향을 디지털 사회 인재 양성으로 설정해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은 AI 연구원으로 확대됐다. 고가의 슈퍼컴퓨터를 구입하고 국내외 빅데이터 AI 전문가를 교수로 채용했다.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서울시정의 중요한 이슈를 연구할 기반을 구축해왔다. 이 덕분에 대학원 빅데이터 융합인재 양성사업에서 고려대와 협력해 75억원을 따낼 수 있었다. 선도적으로 인프라와 교원을 확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학원 장학금도 늘렸고 관련 분야 대학원생 161명 증원에 성공했다. 서울권 대학 중 가장 많은 수다. 이번달 발표될 지능형 반도체, 빅데이터, AI 분야 학부 증원 요청에서도 많은 수의 정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훗날 우리대학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다. 전공이 무엇이든 빅데이터 AI 기반으로 준비하면 차별화된 역량을 가질 수 있다. 학생들이 우리대학 인프라를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 

서울과기대와 체결한 MOU 중 ‘공동학위제’ 추진 이유와 공유대학에 대한 생각은
조금 순진했던 것 같다. 지금 고등교육은 다른 교육 주체와 협력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당시에는 우리대학 공학 분야를 공유대학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었다. 마침 같은 국공립대학이고 넓은 부지에 공대 인프라가 우수한 서울과기대가 우수 인력을 양성해보자고 제안해서 동의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는데 일리가 있어 양해를 구하고 삭제했다. 

그럼에도 공유대학은 앞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공동학위제로 나아가기 위한 실험으로 얼마 전 제주대와 외국인 유학생 교과과정 공유 및 단기 교환학생 프로그램 MOU를 맺었다. 현재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에서 공부하려는 유학생 수요가 많다. 특히 우리대학은 학비도 저렴하고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가르쳐 질 높은 유학생 교육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대학은 유학생을 학과별로 선발하고 학업과 어학 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이번해 130명이 지원했지만 29명만이 합격했다. 최근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외국인만 대상으로 하는 학부과와 단과대학을 만들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우수한 학생들은 기존처럼 학부과로 보내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전공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을 이해하는 교양 교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희망사항이지만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모집해 1차적으로 500명, 최종적으로 5천 명까지 늘렸으면 한다. 실행은 다음 집행부와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 

외연 확장이 필요한 이유와 멀티캠퍼스가 지체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은 물리적 기반 없이도 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서 과거와 다르게 양적 팽창의 실효성이 줄어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캠퍼스를 하나 더 확보하는 것에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은 전국에서 학교 구성원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이번해 16명의 교수가 왔고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각종 정부 사업을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전농동 캠퍼스는 더 이상 개발할 곳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있다.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코로나19와 정치적 환경 변화로 몽골캠퍼스가 아쉽게 좌절됐다. 부지만 확보한 채 설립을 미룰 수 없어 얼마 전 몽골 측에 몽골캠퍼스 추진 포기 문서를 보냈다. 은평캠퍼스는 시장이 바뀌면서 늦어지긴 했지만 차질 없이 시행되고 있다. 은평캠퍼스는 미래 사회를 위한 창업 전진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보름 전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에 방문해 MOU를 체결했다. 이스라엘은 대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기술화해서 글로벌 마켓에 내놓는 창업 시스템이 발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은평캠퍼스를 활용해 창업학기제를 도입하고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한다. 5~6년 뒤에 입주할 우리대학 제2캠퍼스를 확보하는 계기를 만들어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공공의대 설립이 국가적 의제로 논의돼 주변에서 우리대학 공공의대 설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공의대 설립도 어렵고 수도권에 있는 우리대학에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 판단해 아쉽지만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퇴임 후 계획은
나도 모르게 지쳐 있던 것 같아 우선은 쉬고 싶다. 1년을 쉬면 정년이 1년 남는다. 전공에 대한 미련은 없고 총장이 아닌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도 똑같은 과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 행복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최초의 동문 출신 총장으로서 우리대학이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은
특별히 동문 출신 총장이라고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 우리대학은 변화하는 사회 속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를 양성하고 연구 능력을 강화해 해외 대학과 공동연구를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졸업생들이 어디에 가든 경쟁력이 있게 자기 역할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난제를 풀 때는 가슴으로 품는 게 중요하다’라는 유명한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의 말이 있다. 우리대학에도 난제들이 쌓여 있다. 아무리 어려운 난제라도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면 가슴에 품고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최윤상 기자 
uoschoi@uos.ac.kr

 

제10대 총장에 선출된 소감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마음에 두고 준비해왔던 일이기 때문에 당선된 순간에는 당연히 기뻤다. 하지만 당일 밤부터 총장이라는 자리의 무거움이 느껴졌다. 1만 2천 명이 넘는 구성원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중대한 책임감이 생겼다. 특히 100억원 삭감된 예산이 복구되지 않으면 2학기 학사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우선 재정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 당선 직후 서순탁 총장께는 1학기 예산은 예전과 그대로 편성해달라고 부탁드렸다. 2학기에 어떻게든 회복하겠다고 했지만 걱정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감은 있다. 열심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앞으로 4년간 달려보겠다. 
 

재임 기간에 꼭 이루고자 하는 핵심 공약은
우리대학은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연구자의 인센티브를 고려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계획이며 연구 공간과 기자재 개선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겠다. 또한 대학원을 활성화하고 국책 과제를 수주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만들겠다.

모든 것은 결국 재정 문제와 직결된다. 예산을 받기 위해서는 학교가 의미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서울시에 예산을 달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시지원금을 요구하기 전에 중앙정부나 민간기업 R&D 사업을 수주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우리대학 역량 강화 사업 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공동기기센터와 평생교육원, 한국어 학당 등에서 자체 수입을 증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장기적인 재정 다각화를 통해 과도한 시지원금 의존을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2천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려 한다.

다음으로 우리대학의 질적인 국제화를 이루고 싶다. 현재 우리대학에 외국인 학생들이 정말로 듣고 싶은 과목들이 충분히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가 향상돼야 하며 훌륭한 교수들도 초청해야 한다. 현재는 외국인 교수들이 오셔도 편히 머물 수 있는 주거 공간이 없다. 학교 소유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외국인 교수를 위한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 반도체와 전장사업 관련 대기업과 논의해 계약학과를 개설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시지원금 삭감으로 등록금 인상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동결됐다. 현재 수준의 등록금을 유지할 생각인가
이 부분은 정말 난제다. 좋은 서비스와 교육을 제공하려면 직원을 뽑아야 하고 교수에게는 연구 지원금을 줘야 한다. 학생을 위해 장학금 재원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학 회계법에서는 이를 대학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도록 규정한다. 그렇기에 자체 수입이 아닌 시지원금은 간단한 시설 수리·공사 등 부차적인 곳에 쓰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창업지원단과 평생교육원 등 다양한 부서가 생기면서 직원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직원 인건비도 높아지면서 우리대학은 자체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 이것이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인상의 배경이다. 대학원생은 직업으로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기에 오히려 대학에서 돈을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대학은 대학원 등록금을 올렸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니 다른 곳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등록금 문제는 총장이 결정하기보다는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 구성원들이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취임 후 총학생회장에게 등록금에 대한 논의를 제안할 생각이다. 오랜 기간 반값등록금을 유지하며 장단점이 드러난 만큼 이 제도의 유용성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할 때가 됐다.
 

우리대학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해 시행할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100억원 삭감을 추경으로 회복하는 것에 총력을 다하겠다. 우선적으로 서울시, 시의회와 소통하며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대의 경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이 제정돼 1조 6천억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이는 국립대의 노후화된 시설이나 실험 기자재 교체에 쓰인다. 우리대학도 노후화된 건물과 장비가 많기에 서울시장과 시의회 의장께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에 상응하는 지원을 부탁드릴 예정이다. 투자 없이는 성과도 없기 때문에 자체 수입을 확충하고 지원금을 요구해 이를 기반으로 우리대학을 개선하고자 한다. 또한 공동기기센터와 평생교육원 등에서 자체 수익 사업을 활성화하려 노력하겠다. 

교양교육의 개선방안이 궁금하다
첫 번째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강의 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교양과목을 맡도록 유도하겠다. 교양과목은 전공과목과 달리 처음부터 새롭게 준비해야 해 교수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100만원대에서 1천만원으로 상향하는 금액 폭이 커 보일 수 있지만 교수들은 교양과목을 맡는 대신 논문과 외부 프로젝트를 통해 그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명품 교양강의를 위해서 1천만원 정도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은 시지원금이나 발전기금을 통해서 충분히 마련할 수 있고 많은 재원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기에 금액적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로 첨단 분야 교양을 신설하고자 한다. 우리대학 교양교육은 기초교양에만 치중해왔다. 수요가 많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교양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전공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교수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지만 첨단 분야 교양은 꼭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 중 발견한 비대면 강의의 이점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울시 및 산하기관과 학생 인턴 협약을 공약했는데
구체적으로는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서울연구원 원장을 만났다. 서울시 산하 기관들은 서울시와 자매기관 같은 사이다. 때문에 학생들의 진로 개척을 위해 인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시는 다양한 산하기관들이 있어 우리대학 모든 전공과 연결할 수 있다. 소방재난본부, 주택도시공사, 서울시청 등 여러 기관이 있고 이 공약은 미래지원센터를 통해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처음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프로그램 효과와 학생들 수요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전농, 은평, 도심, 강남에 위치할) 4대 캠퍼스 조성 계획은
은평캠퍼스는 본래 레지던셜 칼리지*로 시작했지만 서울시 정책 변화에 따라 이제는 첨단 연구와 산학협력에 집중한 혁신 캠퍼스로 목적이 달라졌다. 서울시의 움직임에 맞춰서 창업지원단, 평생교육원 등을 은평캠퍼스로 옮길 것 같다. 은평캠퍼스는 작은 규모인 우리대학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시청 지하 1층에 계획 중인 도심캠퍼스에서는 평생교육원이나 대학원과 연결해 석사과정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남캠퍼스의 경우 서울시가 기부채납 받는 용지를 개발해 평생교육원 강의실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은평캠퍼스처럼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서울 곳곳에 위치할 멀티캠퍼스는 우리대학 홍보와 인지도에도 기여할 것이다.

대강당 부지에 신축하려는 건물(Research & Innovation Commons)의 주요 기능과 입주시설이 궁금하다.
연구자들이 사용료를 내고 공간을 임대하는 복합 연구 공간이다. 국책 과제를 받기 위해서는 연구 공간이 필수적이다. 최근 환경공학과에서 연구공간이 없어서 대기과학 연구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나 안타까워 이런 일이 없도록 연구 대비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특정 학과가 독점하지 않도록 본부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시대융합관 신축으로 제1공학관을 사용하던 학과가 이곳저곳으로 떠돌면서 구성원 간 갈등이 많았다. 앞으로도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이 필요한데 고층 건물을 건설해 이곳으로 시설을 이전하게 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고도 제한도 해제됐고 대강당의 경우 공사비용 1천억원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지도 부족에 대한 총장의 생각은
인지도는 매우 주관적인 영역이다. 우리대학에선 기업임원과 국회의원 동문이 꾸준히 배출됐다. 기업에서도 우리대학 학생들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어 믿을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주요 사립대와 비교해 홍보비에 많은 예산을 지출하지 않으며 학생 규모가 작아 적게 언급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인지도에 크게 연연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결국 대학은 훌륭한 교육과 연구 능력이라는 기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이 요구하는 굿즈와 입학 키트는 부차적으로 준비해나가면 된다. 이 문제는 학생들이 가장 잘 알기에 학생회와 함께 논의해나갈 계획이다. 학생들이 홍보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없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학교 구성원과 정기적으로 소통할 계획은
구성원들이 뽑아준 총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교수회와 교직원, 노조와 정기적으로 대화할 것이다. 예전에 정경대학장으로 재직할 때 건물이 지저분해서 청소 노동자분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뵌 적이 있다. 일할 때 어려우신 점은 없는지 여쭤보고 명절 때 조그만 선물도 챙겨드렸더니 청소를 정말 깨끗하게 해주셨다. 이렇듯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통의 구체적인 주기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총장 임기 4년간의 청사진은
총장 임기 4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 이번해 예산은 이미 확정돼 총장 임기 동안 3번의 예산만을 편성하게 된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연구 지원, 공간 확충, 대학원 활성화에 중점을 둘 것이다. 4년 후 우리대학은 국내 상위 5개 대학으로서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와 경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고 교수는 연구하고 직원은 좋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며 각자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 한 단계 더 도약할 우리대학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총장이 바뀌었는데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화할 학교를 위해 구성원들도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레지던셜 칼리지: 학생이 교수와 함께 기숙사에 거주하며 학과 수업과 더불어 예술·봉사 등 전인교육도 받는 교육모델


조은정 기자 
choej81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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