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관 식당에서 밥 먹고 난 후로 설사가 안 멈춰요.” 지난해 12월 9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자과관 식당에서 석식을 먹은 약 12명의 학우가 동시에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하는 글이 등장했다. 논란이 불거지며 ‘총장에게 바란다’에는 6개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서울특별시 응답소에도 민원이 게재됐다.
 

교내 구성원들이 자과관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교내 구성원들이 자과관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사건 발생부터 조치까지

당일 자과관 석식 메뉴는 돈육김치볶음과 낙지연포탕 등이었다. 그러나 본래 음식이 나오기에 앞서 3일 전 오징어돈육볶음에 사용하고 남은 냉동 오징어를 재사용한 음식이 약 30분간 먼저 제공됐다. 당시 석식을 먹은 학우 A씨는 “전에도 한 번 배가 아팠던 적이 있었지만 교내 식당 문제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며 “같이 학식을 먹은 친구도 설사 및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A씨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교내 구성원이 증가하자 복지회는 지난 12월 12일까지 추가 증상자 제보를 확보해 동대문구 보건소 지역보건과에 신고했다. 동대문구 보건소는 △유증상자 12명과 조리 종사자 6명의 인체 검체 △32건의 보존식 식재료 검사 △3건의 환경 검체 △1건의 음용수 검사를 진행했으나 모두 위험인자가 불검출돼 학식과 학우들의 복통 간 연관성이 부족했다.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유증상자들에게는 별다른 후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다. A씨는 “역학조사가 들어갔고 개선이 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할 뿐 어떤 상황인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걱정을 표했다.

교내 식당 식품 및 위생 관리는

민경숙 영양사는 “사건 발생 전에는 중식 반찬 중 배식대에 올라가지 않은 음식을 석식에 추가 반찬으로 제공하곤 했다”며 “조리하지 않은 식재료는 냉동 보관 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대문구청 보건위생과 김태용 담당자는 “배식 후 남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것은 당일에 사용하더라도 식품위생법에 위반된다”며 “재료 보관은 식재료마다 정해진 보존 방법에 따라야 하고 유통기한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영양사는 “불편을 느꼈던 교내 구성원에게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겪은 후 부재료와 식재료가 남아도 거의 버린다”고 알렸다.

현재 우리대학 식당은 위탁업체가 식재료와 위생을 관리하는 타 대학과 달리 직영 운영된다. 따라서 교내 자체적으로 수시 점검과 월 1회 정기 점검으로 식당 근로자와 식재료의 위생을 관리한다. 또한 분야별 위생관리 지침에 따라 재료 손질, 기기 소독, 배식 및 청소 등도 진행한다. 이외에 우리대학은 동대문구 보건소가 연 2회 진행하는 위생 점검과 식품 안전 기업 세스코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건 이후 학생과 복지회 담당자는 “검사 결과 위험인자 불검출로 이번 일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식재료 관리, 식당 근로자, 조리 과정 등 위생 전 분야에 더 각별히 유의해 조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내 식당 위생 의혹이 발생했던 타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학식 안전 관련 TF팀을 구성해 대응하곤 했다. 김범진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이 자주 이용하는 학생 식당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했기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재발 시 복지국을 중심으로 관련 TF팀을 구성해 경위 파악부터 문제 해결까지 모든 과정을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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