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서재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글로서 소크라테스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다. 분량이 짧아 감동적인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읽다 보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소크라테스는 못생겼다고 한다. 게다가 대머리였다. 그러나 그는 지혜를 구하는 사람이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앞 마당에 새겨져 있는 글귀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의 무지함을 알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가 재판받을 당시 나이는 70세였고 장성한 아들 하나와 어린 아들 둘이 있었다. 아내와의 나이 차이도 30~40세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석공소 일은 하지 않고 광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토론했다. 집은 가난해졌고 아내는 바가지를 긁어댔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목숨이나 가정보다 신의 명령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 신이 그에게 주신 소명은 사람들의 무지를 깨우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잔소리를 듣고 화가 난 아테네 사람들은 그를 사형에 처한다. 

문제의 발단은 소크라테스의 친구 중 하나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가서 신탁을 구한 데서 시작됐다. 신관에게 소크라테스보다 현명한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러한 사람은 없다는 신탁이 나왔다. 이를 전해 들은 소크라테스는 의아해했다. 자기는 현명하지 못한데 왜 그런 신탁이 나왔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당시에 현명하다고 일컬어지는 정치가, 시인, 장인 등을 찾아가 대화해보았다. 그 결과 그가 깨달은 것은 이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지만 자기는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무지의 지를 일깨우는 것이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대화하면서 그들의 무지를 깨우쳐주곤 하였다. 이는 사람들에게 수치심과 분노를 안겨줬고 사람들은 소크라테스를 미워하게 됐다. 그들은 소크라테스를 고발했는데 죄목은 우리가 믿지 않는 다른 신을 믿으며 청년들에게 이 신을 믿게 해 타락시킨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이단이었다. 

그는 유죄를 선고받는다. 형량은 원고와 피고가 제시한 것 중에서 배심원단이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고발자 측은 형량으로 사형을 제시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형량을 제시하면서 벌이 아니라 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테네는 노둔한 말과 같아 잠에 빠지려고 하는데 자신은 이를 막는 등에(쇠파리)의 역할을 하므로 영빈관에서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제안하면 사형당할 것이 뻔하므로 벌금을 내겠다고 한다. 친구들의 도움에 힘입어 벌금으로 30므나를 제안한다. 한 므나는 100명의 일꾼에 대한 하루 품삯에 해당한다. 

배심원단은 사형을 선택한다. 소크라테스는 사형당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죽는 것이 가장 큰 재앙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죽음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실상 잘 모른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이 좋은 일일 수 있다는 근거 중 하나로 어떤 신령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그가 잘못된 행동을 하려고 하면 어떤 신령한 소리가 들려와 막아서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아들들을 부탁했다. 이들이 미덕을 추구하지 않고 부귀나 영화를 추구하거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데도 뭐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면 자신이 아테네 사람에게 했듯이 아들들을 괴롭게 하고 꾸짖어 달라고 부탁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무지함을 모르고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교만하게 행동한다. 그리고 육신의 정욕을 좇는다. 그 결과 비겁하고 방탕하며 죄악을 저지르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고 겸손한 자세를 갖는다.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 영혼의 음성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정의와 용기와 절제의 미덕을 간절히 추구한다.


제목| 소크라테스의 변명
저자| 플라톤
출판| 문예, 2014
중앙도서관 청구기호| 160.23 플654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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