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산고등학교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을 담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북산고등학교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을 담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왼손은 거들 뿐”,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입니다.” 북산고등학교 농구부원 5명의 이야기를 담은 1990년대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슬램덩크』는 1990년 일본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되기 시작해 1996년에 완결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92년부터 도서 출판 ‘대원’의 「소년 챔프」에 연재되며 총 31권을 정식으로 발매했고, 2001년에 완전판을 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영상 매체로 제작되지 않았던 경기와 만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를 담아 그 시절 『슬램덩크』에 울고 웃던 독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슬램덩크』는 1990년대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불릴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끝까지 노력하며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만화가 유행하자 농구 열풍이 불었다. 삼삼오오 돈을 모아 문구점에서 농구공을 구매해 농구 경기를 하거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지만 고가의 농구화를 장만하는 사람도 많았다. 

학교가 끝난 후 농구 골대를 차지하는 것에도 운이 필요했다. 대학농구협회 주최로 열린 ‘농구 대잔치’도 인기였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는 대학팀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서장훈이 포함된 연세대와 현주엽이 속한 고려대는 대학 농구 돌풍의 주역으로서 ‘오빠부대’를 이끌 정도였다. 농구부를 주제로 한 드라마 [마지막 승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등장도 1990년대 농구 붐에 일조했다. 

입소문을 탄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을 접하지 않은 20대 사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를 보고 농구 동아리에 가입을 희망하는 대학생이 증가하기도 했고, 성인 대상 농구 교실도 톡톡히 덕을 봤다. 1990년대 문화를 젊은 세대가 향유하며 세대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영화가 세대에 구애받지 않고 인기를 얻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꼽는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정서가 현재와 잘 맞물린 탓일까. 포기하지 않는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우리의 용기를 북돋는다. 자신의 청춘 시절 유행했던 문화에 자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울림을 준다. 만화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감정을 나누고 추억을 공유한다. 어쩌면 유행이 반복된다는 건 생각보다 큰 감동을 선사하는 걸지도 모른다. 


이유진 기자 
uzzin081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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