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교양 과목 [심리학의 이해] 수강생 김유진(경제 21) 씨는 수업 시간이 되면 북한이탈주민을 돕는 하나센터로 향한다. 봉사 전 우리대학 교수에게 사전교육을 받은 후 센터와 협의해 가르칠 학생의 연령과 과목, 교육 횟수와 장소 등을 정한다. 교육봉사는 학생의 가정이나 인근 카페에서 주 1~2회, 한 학기에 총 8~9회 정도 이뤄진다. 정해진 봉사 횟수와 기간을 마치면 학교로 돌아와 소감을 발표하고 더 나은 교육방식을 위해 수강생들과 논의한다. 우리대학과 하나센터가 연계해 진행하는 서비스러닝 수업의 풍경이다.

서비스러닝은 봉사를 의미하는 ‘service’와 학습을 뜻하는 ‘learning’의 합성어로 전공·교양 교과목에 지역사회 봉사활동이 결합된 교육법을 뜻한다. 1967년 미국에서 실제 근무 현장과 괴리된 기존 교육을 반성하고자 창안됐으며 △구체적인 경험 △숙고적인 관찰 △추상적인 이론의 개념화 △활발한 실험의 순환을 목표로 한다. 서비스러닝은 이론 학습과 봉사활동이 함께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교육 및 봉사와 구분된다. [심리학의 이해]를 가르치는 전주람 교수는 “봉사 전 북한이탈아동과 청소년의 집에 방문할 때 유의할 점이나 상호신뢰관계인 라포르 형성법 등을 가르친다”며 “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수업 기술과 심리학적 접근을 볼 수 있는 시험장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를 좁히고 학습 내용을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서비스러닝은 많은 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다. 전남대는 강의에서 배운 드론 촬영법을 활용해 항공사진을 촬영하고 지역 공공기관에 제공했다. 서울여대는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영어·컴퓨터를 교육하는 글로벌서비스러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대학도 지난 학기 [심리학의 이해] 외에 세무학과 [세무종합설계]와 경영학부 [소비자행동론] 등 7개 전공·교양 과목에서 지역 기업 소상공인 등 35개 기관과 협업해 서비스러닝을 진행했다. 봉사 수업이라 대상에 따라 학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가시적인 목표가 있어 학업수행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이점이다. 탈북한 지 2년 정도 된 아동을 가르쳤던 김유진 씨는 “조금은 폐쇄적인 아이의 모습에 처음에는 상처를 받기도 했다”면서도 “아이로부터 마음가짐이나 태도 부분에서 많은 걸 배웠고 서비스러닝 수업은 끝났지만 지금도 자체적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전 교수는 “학문에 몸담은 연구자들은 현장으로 언제든지 뛰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로 대학과 지역의 상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서비스러닝 교육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다.


임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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