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과 복도의 천장 석면이 깨진 채 방치돼 있어요.” 과학기술관의 연구실을 사용하는 최강록(물리 18) 씨는 “매일 생활하는 건물의 석면 천장재가 깨져 석면 가루를 마시고 있다“며 석면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석면은 국제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석면 섬유가 공기 중에서 호흡기로 흡입될 경우 폐암과 악성중피종 등 각종 치명적인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석면으로 인해 발생한 질환은 대부분 불치병에 가까워 석면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비산 확산 방지 위한 보수 관리 시급

제보를 받고 방문한 과학기술관 203호 연구실 문 위 천장의 석면 천장재는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누수로 인해 곰팡이가 핀 석면 천장재도 발견할 수 있었다. 환경부 환경정책실 환경보건관리과에서 제공한 『석면건축자재 종류 및 상태별 관리기준』에 따르면 천장텍스의 일부가 탈락돼 손상된 경우 석면 방출 우려가 있어 무석면 텍스로 교체해야 한다. 또한 천장텍스의 모서리가 손상되면 메움제, 코킹제, 시트지 등으로 메우거나 덮어 석면이 더 이상 방출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그러나 손상된 부위에 시트지나 실리콘 등으로 보수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과학기술관 203호 앞 천장재가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가있다.
과학기술관 203호 앞 천장재가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가있다.

우리대학 석면 건축물 중 손상으로 인해 보수가 필요한 구역은 건물 7개 동 132개소로 조사됐다. 손상 정도에 따라 낮음, 중간, 높음으로 계산되는 석면 건축자재에 대한 위해성 평가에서는 자연과학관, 과학기술관, 학군단의 일부 시설이 중간 등급을 받았다. 위해성 평가는 △물리적 평가 △잠재적 손상 가능성 평가 △건축물 유지 보수 손상 가능성 평가 △인체 노출 가능성 평가로 구분한다. 각 항목별로 세부 기준에 맞지 않거나 손상이 있으면 1~3점이 부여돼 최대 27점을 받을 수 있다. 중간 등급의 경우 12~19점 범위에 해당한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르면 대학교를 포함한 모든 교육시설은 석면 조사와 안전관리 실시의 의무를 지닌다. 

제거 공사 예정 여부에 상관없이 석면 시설의 손상 부위에 보수 및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시설과 담당자는 “꾸준히 관리하고 있으나 보수가 필요한 구역이 많아 석면 건물 전체를 꼼꼼히 관리하기엔 관리 인력 및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대학은 연 2회 석면 건축물 위해성 평가와 공기질 측정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석면의 비산을 방지하는 작업을 통해 관리 중이다”라고 밝혔다.

석면 건축물 여전히 남아있어…제거율 약 78%

보수 작업을 통한 손상 부위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석면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석면안전관리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석면 건축물의 기준은 석면 건축자재 면적의 합이 50㎡ 이상이며 석면이 1%를 초과한 분무재* 또는 내화피복재**를 사용한 건축물이다. 

시설과 담당자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대학 내 석면 건축물은 현재 △과학기술관(6,462㎡) △변전소(328㎡) △본관(122㎡) △자연과학관(3,610㎡) △중앙도서관(3,510㎡) △제2공학관(171㎡) △학군단(772㎡)으로 총 7개 동(14,975㎡)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 결과 19개 동(68,784㎡)의 석면이 확인됐으나 매년 단계적인 제거 공사를 통해 7개 동으로 줄인 결과다. 전체 석면 건축물의 약 78%가 제거됐지만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남은 건물들의 공사도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시설과 담당자는 “제거 공사는 석면 비산에 따른 위험성 때문에 해당 시설 폐쇄 후 이전 공간을 마련하는 등 여러 조치가 필요하다”며 공사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번해 상반기에 자연과학관의 석면 제거 공사가 예정돼 있으며 100% 제거를 목표로 매년 석면 제거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향후 계획을 언급했다. 최강록 씨는 “당장 교내에 있는 모든 석면을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은 이해하나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학교 측에서 관리와 보수에 더욱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다”며 앞으로의 석면 건축물 관리에 대한 적극적 조치를 요구했다. 


*분무재: 분무 노즐을 통해 세밀하고 균일하게 뿜어 칠을 하는 도료이며 건물의 내부 벽면이나 천장 따위를 칠하는 데 사용한다.
**내화피복재: 기둥 등의 강구조 골조를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열성이 있는 내화 재료이다.


방예현 수습기자 
byh031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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