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나 보도부 정기자
이세나 보도부 정기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나 큰 충격을 주는 상황을 의미하는 ‘검은 백조’. 모두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지만 두려움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문제를 뜻하는 ‘방 안의 코끼리’. 두 용어가 합쳐져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을 알지만 모른 척하며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가리키는 단어가 ‘검은 코끼리’다. 주로 환경 문제에서 사용되지만 나는 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난 780호에서 기자가 소개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회에서 작품 ‘방 안의 코끼리’는 기자라는 직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도왔다. 이에 흥미를 느껴 찾아본 동물의 비유적 표현 중 ‘검은 코끼리’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기자가 되기 전 대학 생활을 하며 보고 겪은 문제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기자가 되고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완전히 달라졌다. 

항상 “왜?”라는 의문을 품고 문제 속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친구들은 “그러다가 사람들이랑 마찰 생기면 피해받을까 봐 아무것도 못 하는데 대단하다”라는 말을 줄곧 한다. 캠퍼스 내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보도부에 속해 있기에 여러 사람과 마찰이 일기도 한다. 학생들은 문제를 알지만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학보사 기자는 이러한 문제를 앞장서서 꼬집어야 하는 것이다. 

기사를 쓰면서 두려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약 3년을 이 학교에서 더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지속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뿌듯함인 것 같다. 기사에서 이야기한 문제가 해결되거나 주변 사람들이 내가 쓴 기사를 이야기할 때 뿌듯함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다.

항상 문제가 없는 캠퍼스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대학에는 검은 코끼리들이 곳곳에 돌아다니기에 문제를 제기하고 알리는 기사를 앞으로도 쓰게 될 것 같다.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한 글자씩 써 내려가며 더 좋은 학교가 되는 데에 한 발짝 다가가고자 한다. 우리대학에 더는 검은 코끼리가 없도록 말이다.


이세나 보도부 정기자
lsn0304@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