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기 독자위원회_ 제781호를 읽고

지난호 ‘단소리 쓴소리’에서 필자는 텍스트만큼이나 사진과 시각 자료의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자들이 신문 사진을 대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는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면 상단 기사에 사용된 사진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중앙도 아닌데 그렇다고 측면도 아닌 애매한 촬영 각도와 관객과 오케스트라, 그리고 연단의 학생과 교수들이 한데 모인 산만한 구도는 독자로 하여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지난 780호의 1면 사진과 삽입된 크기만 다를 뿐 촬영 장소, 구도 모두 동일했다. 두 사진을 바꾸어 실어도 독자 입장에서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현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진부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편 6, 7면의 특별 해외취재 기사는 다양한 종류의 사진을 사용한 것까지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사진과 기사 내용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던 내용과 관련된 사진은 없는데,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소재에 대한 사진이 존재한다. 예컨대 베트남 화폐와 관련된 기사 내용에 이해를 도와줄 베트남 화폐의 모습은 없다. 반면 2층 관광버스에 대한 내용은 없는데 사진만 측면에 들어가 있다. 독립적인 사진 기사가 아닌 이상 기사 내용과 연결되도록 사진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면의 문화 기사는 문화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보였다. 솔직하게 말해서 기자조차도 본인이 촬영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큰 크기로 사진을 게재하기에 자신이 없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오른쪽 상단에 작은 크기로 넣은 것이리라. 사진을 ‘유배 보낸 것’이다. 게다가 우측 하단에는 설명도 없이 편집이 잘못되어 윤곽선이 잘려버린 사진을 사용했다.
 
이번 781호는 신문 사진에 대한 기자들의 자세에서 크나큰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는 호였다. 이미 필자 이전에 많은 독자위원이 사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문자 매체보다 사진 및 영상 매체에 익숙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기자는 신문에게 사진이라는 ‘맵시 있는 옷’을 입혀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는 카메라를 좀 더 가까이 들이댈 필요가 있다. 텍스트로 채울 수 없는 2% 부족한 현장감을 사진으로 채워야 한다.
 
신문사에 양질의 장비가 구비되어 있는데도 휴대폰 카메라로 대충 촬영한 수준의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기자들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카메라 사용법을 숙지하고 기초 수준의 촬영 지식을 터득해 취재에 임하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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