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성(전전컴 17)

이 글은 데이비드 펄머터의 책 『장내세균혁명』에 기반함을 미리 알린다. 그는 신경과 전문의이며, 신경 퇴행성 질환 연구의 개척으로 라이너스 폴링상을 받았다. 미국영양학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이 책에서 ‘먹는 것이 기분과 뇌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상 독자도 분명히 한다. “퇴행성 뇌 질환, ADHD, ..., 여드름, 구취” 등 총 33개의 질환을 언급하면서 그는 사실상 모든 현대인을 부르고 있다.

우리의 식단은 우리 장내 미생물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각자의 미생물 ‘세트’는 우리의 뇌 건강, 호르몬, 염증 반응을 지배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세로토닌’을 소개하려 한다. 행복을 느끼게 하고, 불안과 우울을 줄이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80~90%가 장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세로토닌과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연구진의 흥미로운 연구가 있었다. 쥐의 장에 세균을 모두 없애 무균 상태의 장을 만들었더니, 세로토닌 분비량이 60% 감소한 것이다. 다시 장에 세균을 복구했더니 해당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세로토닌의 원료인 트립토판에 대한 연구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버드대학의 프란시스코 퀀타나 연구팀은 장내 세균이 트립토판을 분해할 때 나오는 물질이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한다고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은 간단히 말하자면 뇌에서 자가 면역이 일어나 ‘염증’이 일어나는 질병이다. 장 속 미생물이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을 분해의 결과로 나온 ‘트립토판 분해 산물(찌꺼기)’이 도움을 준 것이다. 그 찌꺼기는 미생물들의 선물이다. 두 연구 결과가 강력한 인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적으로 보더라도, ‘세로토닌’, ‘트립토판’, ‘장내 미생물’,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제 바꿔보자. 장내세균은 식단으로는 57%, 유전인자로 12% 변화시킬 수 있다. “과당, 탄산음료, 과일주스, 옥수수시럽, 설탕, 과당, 인공감미료(아스파탐 등), 밀가루”. 먹지 말아야 할 것 들이다. “커피, 와인(적당히), 김치, 요거트, 콤부차, 발효콩, 피클, 채소절임, 채소, 아보카도, 피망, 오이, 토마토, 호박, 레몬, 올리브유, 참기름, 코코넛오일, 아몬드밀크, 견과류, 계란, 어류, 고기, 머스타드, 마늘, 양파, 대파”. 열심히 먹을 것들이다. “메밀, 쌀, 콩, 우유, 당근, 초콜릿, 베리류 과일”. 적당히 먹을 것들이다. 

‘먹을 게 없겠는데?’ 생각이 든다. 엄격히는 학식도 맘 놓고 먹기 힘들다. 하지만 먹지 말라는 음식들을 다시 살펴보자. 우리 선조들에게는 저 ‘물질’들이 없었다. 밀가루가 이토록 풍부한 것은 전체 인류 역사로 보면 찰나다. 액상과당(HFCS)은 이제 50년 정도 된 ‘물질’이다. 원시인처럼 먹어보자. 급진적인 방향이지만, 리스크는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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