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이번해 제9차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 과정과 결과는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에 카드뉴스로 요약돼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총학 현황 보고, 총학 국별 업무 보고, 단위별 현황 보고, 논의 및 심의 안건만 정리됐다. 안건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이나 보고에 대한 상호 평가 내용은 알 수 없었다. 

방학 중에 열린 회의 6회는 카드뉴스로도 공유되지 않았다. 김범진 총학생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칙은 중운위 전체 구성원에 대한 결과보고만 명시하고 있어 전체 학우에게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15일 열린 제1차 정기 대의원회의에서도 총학이 새내기배움터(이하 새터) 참가비 책정 기준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김 총학생회장은 서울시립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출 내역은 대의원회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참가비 책정 기준은 중운위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해 새터 참가비는 4년 전에 비해 약 2배 인상된 가격으로 책정돼 학우들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학생자치의 기본은 회의록 공유라고 볼 수 있다. 학생자치기구 내 의사결정 과정을 접함으로써 학우들은 학생자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비리 등 문제 발생을 경계할 수 있다. 동아리연합회, 대의원회, 감사위원회 등 다른 학생자치기구 역시 회의록을 공유한다. 

더군다나 중운위는 학생자치의 가장 핵심이 되는 조직이다. 중운위 내부에서 합의된 사안이라고 해 학우들에게 의사결정 과정을 공유하는 역할을 생략한다면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의심만 늘어갈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와 서울특별시의회도 회의록 전문을 공개하고 있다. 의원들끼리 합의한 문제라며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비판받을 게 자명하다. 

이는 학생자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학생자치의 자리가 줄어든 요즘 학우와의 소통과 정보 전달을 줄인다면 학생 자치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게 된다. 학우들의 관심과 지지를 기반으로 선출된 총학이 앞으로 전체 구성원에게 충분한 안내와 공지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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