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진심 어린 가르침과 조언이 있었기에 우리는 성장할 수 있었다. 쑥스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달이 가기 전에 존경하는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는 건 어떨까. 학생들이 전하는 감사 인사부터 교수님들이 들려주는 덕담까지. 스승과 제자가 서로 마주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김주영(국사 21) & 국사학과 안정준 교수

안정준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조언을 이유로 들고 싶다. 발제에 대한 피드백, 상담에서 건네는 한 마디 격려에서도 항상 교수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역사에 접근하는 교수님의 시각에서도 깨닫는 바가 많다. 역사학은 과거를 다루지만, 연구자가 속한 현실의 문제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는 교수님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인 동시에, 내가 평생을 간직하고 체화해야 할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강의에서 의도한 대로 학생들이 무언가 얻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다. 연구자들은 박사까지 마치면 10년 넘게 공부한 셈이 된다. 그렇게 머릿속에 쌓아놓은 지식이 타인에게도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있을지는 모든 연구자가 갖는 의문이다. 학생들이 강의를 통해 지식을 얻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성취와 보람을 느낀다.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시험점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들으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수업을 더 나은 쪽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동기가 된다.

이상적인 스승이란
어떤 일이든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람을 대하는 것과 자기 연구를 대하는 진정성. 대학과 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님들은 굉장히 권위적인 분들이 많았다. 권위 속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교육하는 분도 계셨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셨다. 지금 시대에는 교수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인문학은 자기 연구에만 파묻히기보다 타인과 소통하며 새롭게 문제의식을 만들고 연구 방향도 수정해 나가는 폭넓은 인식이 요구된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학생들이 과거보다 훨씬 똑똑하고 우수하지만 자기의 시야를 넓혀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면 지식이 온전히 내 것이 되고 더 큰 곳을 향해 나아갈 초석이 된다. 특히 우리대학 학생들은 무엇을 꿈꾸든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목표를 크고 높게 잡길 바란다. 도전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집과 강의실만 오가지 말고 다양한 곳에서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을 만나길 바란다. 학과 활동이나 동아리에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교수들과 함께 활동할 수도 있다. 학점을 채우는 데 급급할 수 있겠지만 이 경험이 길게 보면 인생에서 절대 손해가 아니라고 조언하고 싶다.


박상민(국문 21) & 국어국문학과 백두산 교수

백두산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대학 입학 이전에는 선생님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권위적인 선생님들이 많아 다가가기 불편했다. 대학에 오고 나서도 교수님들과 어울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학생회 활동을 2년 넘게 해오며 학과장을 맡고 계신 백두산 교수님을 뵐 일이 많아졌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대해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게 좋았다. 그리고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가지고 계시는 교육관이 나와 잘 맞아 존경하게 됐다. 백두산 교수님 담당 강의 중 문예 창작과 희곡 분야 수업은 꼭 더 들어보고 싶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과거 타 대학에서 [희곡론]을 강의하던 시절의 일이다. 당시 진행하던 수업에 시각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었다.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수업 자료를 점자로 만들어달라고 학교에 신청할 수 있었고, 점자 자료를 제공했다. 강의에서 과제를 제출해야 했는데 그 학생이 과제를 훌륭하게 잘해줬다. 그래서 잘 해줬던 과제를 전체 학생들 앞에서 한번 읽어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학기가 끝나고 난 후 그 학생에게 감사의 편지 한 장을 받았다. 한 명의 교육자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내가 했던 일에 굉장히 감동한 듯했다. 대학교수로 활동하며 깊은 인상과 배움을 얻은 일 중 하나다. 

이상적인 스승이란
선생님마다 각자의 교육 철학이 있다. 기본적으로 개인의 교육 철학에 충실한 선생님은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게 이상적이었던 스승은 과거 대학생 시절 희곡을 가르치셨던 선생님이시다. 그 선생님은 학생들이 주어진 만큼만 공부하도록 하지 않았다. 스스로 더 공부하고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게 자극하고 유도하셨다. 그 희곡 수업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 현재까지도 희곡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대학에 와서 느끼는 점인데 아주 훌륭한 인격과 학문적 소양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다. 좋은 선생님들께 많이 배우길 바란다. 여기 있는 선생님들은 학생이 무언가를 상담하거나 원할 때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다들 늘 경청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학생과 선생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이정헌(조경 19) & 조경학과 이재호 교수 

이재호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교수님께서는 내 사고를 전환해 주셨다. 거시적인 것에 집중하느라 서론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난다. 단순히 ‘식재가 들어와서 좋다’ 보다는 ‘여기에 이 식재가 왜 들어와야 하는지’처럼 공간에 무언가를 제시할 때 이유를 명확하게 정리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또한 수업에서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제시해 주신다. 조경이 현재 산업 흐름에 적응하려면 어떤 부분을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학생들이 진심 어린 말을 해줄 때가 기억난다. 보통 학생들은 대학에서 듣는 수업을 특별한 의미 없이 수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듣고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을 얻어간다는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말을 들을 때면 교수로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다. 학생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내용을 잘 소화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더 나은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 노력이 학생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 

이상적인 스승이란 
학생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스승의 모습인 것 같다. 최근 활발한 소통을 통해 학생들이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이해해 보면서 그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일지 같이 고민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한 내가 연구하는 분야와 학생들의 관심사를 연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이 더욱 소속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대학 학생들은 우수한 능력을 갖췄음에도 꿈을 작게 가지는 면이 있다고 느꼈다. 주어진 현실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정작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며 새로운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 정신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학생들이 자기 능력과 가능성을 믿었으면 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최강현(기계 19) & 기계정보공학과 김태현 교수

김태현 교수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교수님은 모든 일에 앞장서서 학생들을 이끌어 주신다. 교과뿐만 아니라 비교과 활동까지 주도하시며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항상 학생들을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느껴진다. 종종 인생에 대한 교수님의 깊이 있는 조언을 들을 때는 인간적으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1학년 전공과목을 강의할 당시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고 군대로 떠난 한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전역 후 돌아와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메일을 남기고 떠났었다. 신기하게도 정확하게 2년 뒤에 메일이 다시 왔다. 전역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막막하다는 내용이었다. 도움을 주고자 1학년 성적표와 학과 교과과정을 가지고 4년간의 계획을 세워줬다. 정말로 실천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그 학생은 그대로 해내더니 대학원 석사 과정까지 수료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도와준다면 훌륭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상적인 스승이란
학생의 눈높이를 고려하고 학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자세가 있는 사람이 좋은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노력은 측정하기 어렵고, 노력에 대한 보상은 ‘보람’이 전부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면서 학생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사진 출석부를 출력해 학생 개개인의 얼굴과 이름을 외운다.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고 질문하기도 하면서 학생들에게 다가가려 노력 중이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현재 고민이 있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등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고민의 답은 본인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많이 고민했는데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경험이 부족해서 좋은 해결책이 안 떠오르는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두려워하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해 보는 것이 좋다.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다. 또한 효율적인 것과 편법을 혼동하지 마라. 편법은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키므로 미련스러워 보이더라도 배울 때는 정석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서울시립대신문 공동취재팀 pres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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