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EW

남녀노소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포켓몬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캐릭터 상품 등 우리는 주변에서 포켓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약 포켓몬을 좋아한다면 ‘포켓몬 고’를 추천한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게임으로 현실 공간과 게임 속 화면이 연동된다. 게임 속에서 우리는 곳곳에 등장한 포켓몬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어디론가 이동한다면 게임 속 자신도 GPS에 따라 이동한다. 이동하는 곳마다 새로운 포켓몬을 만날 수도 있기에 플레이어들은 포켓몬 고와 함께 많은 거리를 걷는다. 

▲ 기자가 포획한 첫 레이드 포켓몬 ‘아머드 뮤츠’
▲ 기자가 포획한 첫 레이드 포켓몬 ‘아머드 뮤츠’

화면에 나온 포켓몬을 터치하면 우리는 현실 속 공간에서 포켓몬을 만난다. 카메라로 비춘 화면에 포켓몬이 나타나 움직인다. 우리는 포켓몬 볼을 던져 볼의 등급에 따라 확률적으로 그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게임 내 여러 과제를 수행하거나 포켓몬을 포획하면 얻는 ‘사탕’과 ‘별의 모래’로 원하는 포켓몬을 강화해 전투에 사용할 수도 있다. 

기자가 포켓몬 고를 처음 즐겼을 당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 앞의 공원을 걸었다. 새로운 포켓몬을 발견하거나 성능이 좋은 포켓몬을 발견했을 때 느껴지는 기쁨은 기자를 포켓몬 마스터를 꿈꾸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했다. 

포켓몬 고는 단순히 혼자 돌아다니며 즐기는 게임이 아니다.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해 희귀한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레이드’ 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특정 지점에 등장하는 레이드 근처에 플레이어들이 모여 자신이 준비한 포켓몬 파티로 레이드 포켓몬을 쓰러뜨리면 레이드 포켓몬을 포획할 기회가 주어진다. 

레이드는 최상위 플레이어가 아닌 이상 웬만해서 혼자 승리하기 힘들다. 기자는 첫 전설의 포켓몬 포획을 위해 지역 오픈 채팅방에서 플레이어를 모았다. 4명 정도가 모여 기자는 희귀한 환상의 포켓몬 ‘아머드 뮤츠’를 잡을 수 있었다. 초보였던 기자를 위해 모여준 4명의 포켓몬 고 플레이어에게 감사했다. 
 

▲ 야생에서 포켓몬이 등장한 모습이다.
▲ 야생에서 포켓몬이 등장한 모습이다.

현재 기자는 고난도 레이드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중간 난도의 레이드는 혼자서 승리할 정도다. 전설의 포켓몬을 포획했을 때의 설렘은 이전처럼 크지 않다. 얼마 전 초보 플레이어인 친구를 위해 레이드를 도와줬다. 

과거 기자가 초보자로서 레이드에서 도움받았던 순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포켓몬 고는 포켓몬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서사와 많이 닮아있다. 어느 시리즈에서든 선배 포켓몬 트레이너가 후배 포켓몬 트레이너를 위해 돕는 장면이 나온다. 도움받은 트레이너가 성장해 다시금 또 다른 트레이너를 지원하는 선순환이 포켓몬 고를 통해 현실에서도 일어났다. 어쩌면 포켓몬 고를 만든 회사가 노린 부분이 아닐까. 

우리가 어린 시절 꿈꾸던 포켓몬 트레이너끼리의 협동을 게임에서나마 실현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 기자는 첫 협동의 결과물인 아머드 뮤츠를 성능이 좋지 않음에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따금 기자는 포켓몬 목록을 확인할 때 그 아머드 뮤츠를 보고 레이드를 즐기러 밖으로 나서곤 한다. 


정재현 기자 
kai71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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