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학술지, 논문에서만 볼 수 있던 연구자들을 우리는 이제 매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교양서, 방송, 유튜브, 팟캐스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 21세기 학습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향유한 세대로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린다. 이들에게 맞는 새로운 교육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연구자들의 정보 전달 형식 역시 변화한 것이다. 이번호에서는 대중과 학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들을 만나봤다.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게 된 계기부터 대중들의 매체 활용 방식까지 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정석 교수의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 (출처:JTBC)
▲ 정석 교수의 차이나는 클라스 출연 (출처:JTBC)

매체를 통해 도시에 대해 강의하게 된 계기는
박사학위를 마친 후 서울연구원에서 서울 도시 연구를 했다. 처음에는 연구를 하면 서울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정책을 만들어도 시민이 변화하지 않으면 도시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시민들과 교류하고자 대중들이 쓰는 매체나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연구원 홈페이지에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블로그,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나아가 교양서를 출판했고 방송에도 출연했다. 도시를 바꾸겠다는 목적으로 여러 SNS를 통해 중학생, 지역 시민 등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있다.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할 때 고려하는 점은
대중들과 소통할 때 중요한 첫 단계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내가 가진 정보를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알려야 대중이 내가 가진 지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미리 제작을 염두에 두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 여행 등 여러 이야기를 담아 스스로를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학술의 대중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구자들이 혼자서 깊이 연구하는 것과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은 다르면서 하나다. 연구는 새롭게 발견한 것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그 둘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반면 연구자 간의 역할 분담을 해 한 부분의 전문성을 키울 수도 있다. 대중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연구자가 있지만, 소통보다 학술적 연구를 하는 것을 선호하는 연구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매체를 활용해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방법은
대중들이 자신의 삶도 챙겨야 하지만 미래를 위해 약자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재생을 시민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을 주민끼리 SNS를 만들어 활동하거나 비슷한 문제를 겪는 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 김재원 교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 ‘역사는 재원쌤’
▲ 김재원 교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 ‘역사는 재원쌤’

매체를 통해 역사를 강의하게 된 계기는
국정교과서 논란 당시 젊은 연구자들이 모임을 가졌다. 만남에서 젊은 연구자들의 경제적 문제나 연구 성과들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그래서 이들과 ‘만인만색 역사공작단’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유튜브,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인문학이 제대로 소비되는 공간은 대학뿐이었는데 대학에서조차 자리가 줄어 유통 창구를 만들고자 했다. 방송했던 것을 책으로 내고 이를 계기로 강연을 하는 등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할 때 고려하는 점은
현대사를 전공했기에, 비전공 분야는 최근 논문을 참고하고 레퍼런스를 밝히려고 한다. 교양서를 쓸 때도 최근 관련 논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들을 이해하고 많은 논문을 접하려 한다. 역사 콘텐츠에는 정설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려 하고 단 하나만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자 한다.

학술의 대중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든 연구자가 대중과 만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 연구자 중 사료를 읽으면서 연구만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 밖에 새로운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누군가는 새롭게 축적되는 연구 성과를 알릴 필요가 있다. 대중과 만나는 연구자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면 대학 밖에서도 연구자가 홀로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대중들이 매체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방법은
대중들이 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은 지식 생산자인 연구자들의 몫이다. 대중들은 자신이 소비할 매체에 대한 선택과 판단을 해야 한다. 나아가 인문학의 기본적 역할인 의심과 비판의 태도를 가진다면 성공적인 콘텐츠 소비를 할 수 있다. 연구자들도 콘텐츠를 공개했을 때 콘텐츠가 진정으로 성공적이었는지 의심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 안병억 교수의 팟캐스트 ‘안쌤 의 유로톡’
▲ 안병억 교수의 팟캐스트 ‘안쌤 의 유로톡’

팟캐스트를 통해 국제관계를 강의하게 된 계기는
SNS에 능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자 유럽과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한 팟캐스트 ‘안쌤의 유로톡’을 시작했다. 대면수업은 시간이 한정적이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래서 못다 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더 많은 청취자와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을 활용했다. 과거 YTN과 연합뉴스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대중과 소통한 경험도 영향을 줬다.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할 때 고려하는 점은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팟캐스트 제작 및 진행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학생들에게 미리 이전 팟캐스트 영상을 보고 내가 다루지 않은 주제를 제시하게 만들었다. 또한 팟캐스트 프로그램 주제인 유럽연합의 경우 우리나라 국제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미국, 중국에 비해 유럽에 대한 국내 언론 보도가 적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강의를 쉽게 풀어 전달하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학술의 대중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SNS의 경우 공영 방송에서 다루지 못하는 이면의 이야기까지 할 수 있기에 실수할 여지가 있어 꺼리는 연구자가 많다. 또한 교양서로 인기를 얻어도 연구 업적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학술서와 다른 문법을 사용해 연구자 입장에서는 쓰기 어렵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들이 대중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고자 매체를 활용하고 교양서를 출판하는 것은 필요하다. 

대중들이 어떻게 매체를 통해 국제관계를 배워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 불리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국내 언론을 보면 해외 소식의 비중이 적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세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필요한 첫걸음은 호기심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여행을 갔다 온 곳의 역사와 정치를 알고 싶어 하는 것도 작은 시작이 될 수 있다. 


배경은 수습기자 
kebae051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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