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Ⅱ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신설되고 정시전형에서는 탐구 필수 선택과목을 해제하는 대신 모집단위에 따라 탐구 가산점이 다르게 부여된다. 입학처는 지난달 28일 해당 내용과 모든 전형 학교폭력 징계 여부 반영 등을 담은 「2025학년도 입시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참고기사: 제782호 2면 「학폭 반영 못 하는 모집전형 약 66%」).

학종Ⅱ, 수능최저 신설

학종Ⅱ에는 4개 영역 중 2개 영역의 등급합 5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의 수능최저 요건이 추가된다. 2023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학종Ⅱ는 면접과 수능최저 없이 학생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만으로 학생을 선발했다. 다만 학종Ⅱ가 처음으로 도입된 2023학년도 입시에서 69명을 선발한 경영학부를 제외하면 도시사회학과와 교통공학과, 국제관계학과 세 학과에서 총 11명을 선발하는 등 참여가 미미했다. 

김진호 입학부처장은 “학종I에서 인원이 적은 학종Ⅱ로 선발인원을 분산해 짧은 면접시간에 대해 불만이 많던 학종I의 지원자 당 면접시간을 늘릴 계획이었다”며 “학종Ⅱ 참여학과와 선발인원을 증대하기 위해 학부과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학업 능력을 검증할 기준을 요구받아 수능최저를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학종Ⅱ 수능최저 도입에 따라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조경학과, 인문대, 예체대, 자융대를 제외한 모든 학부과에서 학종Ⅱ를 활용할 예정이다. 김광일 인문대부학장은 ”인문대는 직접 학생들을 만나보고 선발하는 과정을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학문적인 성격과 특성이 타 단과대와 다른 것이 이유”이라고 학종Ⅱ 미도입의 배경를 밝혔다.

한편 경영대는 학종Ⅱ에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양재환 경영대학장은 “우리대학의 경쟁대학 중 고른기회전형을 제외한 학종에 수능최저와 면접을 활용하는 대학은 드물다”며 “가장 모집정원이 많은 경영학부는 경쟁대학에 준하는 방식으로 많은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종I에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면접을 진행해도 충원률이 높아 면접의 의미가 퇴색돼 고민이 많았다”며 “여전히 고른기회전형에서 면접을,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수능최저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대학의 경쟁대학 중 이화여대와 경희대만이 학종에서 수능최저와 면접을 평가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정시, 교차지원 벽은 뚫렸지만 문턱 생긴다

정시전형에서는 교차지원과 관련해 변화가 생겼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부터 통합형 수능이 시작되며 이과생의 인문계 학과 교차지원이 활발해졌다. 한편 인문계 학과와 달리 대부분의 이공계 학과가 수학 선택과목 기하, 미적분과 과학탐구(이하 과탐)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수학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와 사회탐구(이하 사탐)를 응시하는 문과생 사이에서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해당 문제를 인식한 교육부 이주호 장관은 지난 1월 11일 대학 입학처장들을 만난 간담회에서 문이과 통합이 이뤄진 고등교육현장을 언급하며 “수능 선택과목으로 인해 입시에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교육부는 ‘2023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수학영역과 탐구영역의 경우 필수적으로 선택해야하는 과목을 지정하지 말도록 유도했다. 사실상 무늬만 선택이었던 것을 제도를 통해 손보겠다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이를 일부 반영해 정시전형에서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과목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대다수 이공계 학과가 속한 자연계열I·Ⅱ 모집단위는 수학 선택과목인 기하 또는 미적분을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기존의 방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대학 이공계 학과 중 필수 선택과목 지정이 없는 모집단위는 자연계열Ⅲ로 환경원예학과, 건축학부(건축공학전공), 교통공학과, 조경학과 네 학과이다.

서울권 주요대학 중 필수 선택과목을 지정한 대학은 우리대학과 서울대, 고려대뿐이다. 해당 결정의 영향으로 지난 18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우리대학은 주요대학 중 고려대, 서울대와 함께 ‘미흡’ 평가를 받아 국고 지원이 약 3천만원 감액됐다. 

김진호 입학부처장은 “지난해에 비해 우리대학의 절대 점수는 올랐으나 타 대학에 비해 (변화에 대응했던) 속도가 더뎠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이어 “우리대학은 사립대와 달리 본부와 학부과가 민주적으로 입시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특성이 있다”며 “교수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조금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부의 방침을 따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통합형 수능에 대한 보완으로 전공적합성 증대를 위해 동일계열 수험생에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사탐 선택자가 인문계 학과 지원 시 사탐 변환표준점수(이하 변표)에 3% 가산점이, 과탐 선택자가 이공계 학과 지원 시 과탐 변표에 7% 가산점이 부여된다. 김 입학부처장은 “지난 입시에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공적합성을 고려해 과하지 않은 선에서 가산점 비율을 결정했다”며 “이공계의 학업 연계성이 인문계보다 높아 과탐의 가산점 비율을 높게 설정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공적합성을 평가하겠다는 신호로서 우리대학에서 과탐 선택자의 인문계 학과 교차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일 인문대부학장은 “학력만을 위한 교차지원으로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이 배울 기회를 잃는 것은 문제”라며 “인문학을 배우려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인문대부학장은 “인문계 학과로의 교차지원을 문제로만 여기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며 “인문학에도 이공계적 지식이 필요하며 인문대에서는 교차지원자들도 인문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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