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 서울시립대신문 제64대 부국장 권한대행 최윤상

제64대 부국장 권한대행최윤상
서울시립대신문 제64대
부국장 권한대행최윤상

“연인이다. 매일 생각하고, 아껴주고 싶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JBS 다큐멘터리 촬영에서 ‘나에게 언론사란?’을 묻자 제가 한 대답입니다. 당시에 정기자로 12번째 발행에 참여했던 저는 28번째이자 마지막 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신문사와 함께한 4학기란 시간. 존경하던 삶의 멘토를 만나기도, 해외취재를 떠나기도, 언론 3사와 MT까지 신문사와 함께한 추억들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문사에서의 일상입니다. 2년간 150번이 넘는 회의를 하고, 언제나처럼 머리를 쥐어짜며 기사를 뽑아내며 밤새다가, 해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갔던 어느 날 말입니다. 그 순간순간마다 반복되는 신문사 일에 권태를 느끼면서도, 지난날을 반성하며 ‘더 잘해야지’라며 막연하게 다짐하곤 했던 지난 2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신문사에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 했던 저를 발견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10년 전 기사까지 찾아가며 우리대학 ‘음주’와 ‘패션’ 아이템을 발굴하고, 학술행사와 국사학과 답사 등 우리만의 이야기를 기사에 담고, 숨은 동문을 찾아 나섰습니다. 필요하다면 화재 현장으로 직접 취재해 카메라로 찍고, 부끄러움을 이겨내며 하교 시간을 기다리면서 초등학생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진심을 갖고 신문사를 사랑하지 못했다면 ‘감히’ 시도하지 못했을 일입니다.

또 하나, 이번호 7면의 니노미야 긴지로 동상 기사는 장장 3년에 걸친 기획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 첫 발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그 시절 시대’와 ‘시대사람’ 기사에서는 지면의 한계로 동상의 이야기를 담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아이템을 제 손으로 마무리짓고 떠나게 돼서 다행입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신문사를 사랑한 방식은 연인 간에 비밀 신호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것이었나 봅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습니다. 남아있을 기자들이 저처럼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며 신문사와의 추억을 만들길 바랍니다. 더 나은 우리대학을 만들겠다거나, 기성지에 버금가는 심층적인 기사를 쓰겠다거나, 사람마다 그 표현의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진심’이면 됩니다. 

이제 저는 병역과 취업이라는 새로운 연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별이 아쉬운 만큼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며 서 있습니다. 서울시립대신문도 또 다른 인연을 만나 황홀한 추억을 쌓아가길 응원하겠습니다.


최윤상 기자 
uoschoi@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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