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는 자유예요!” 해리포터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대사다. 평생을 말포이 가문 밑에서 일하다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도움으로 자유의 몸이 된 도비의 기쁨이 가득 드러나 있다. 이제 도비는 현대사회에서 주어진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는, 어쩌면 미련하게도 보이는 일꾼의 대명사로 쓰인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는 말이 있듯 사람들은 제2의 인생이나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나며 “도비는 자유예요”라는 말을 외친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는 ‘조기퇴사자’는 그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단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지난해 8월 구직 플랫폼 사람인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기업 중 84.7%가 조기퇴사한 직원으로 문제를 겪었다. 실제로 우리대학의 많은 동아리와 자치기구에서도 임기를 채우지 않고 퇴사하는 구성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몸이 힘들다거나 일이 버겁다는 이유로 바로 떠나버리는 신입들의 무책임함을 겪어 본 선배들이라면 알 것이다. 

당신만 힘든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일상을 짓누르는 업무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는 건 바보라서가 아니다.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와 공간에 대한 책임감을 알고,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재직 중이더라도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조용한 퇴사’도 문제다.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행하지 않으며 조직 정체성이 낮아 조직과 자신을 분리해 생각하기에 추가 업무를 외면하기도 한다. 우리대학 서유미 교수는 서울시립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는 기업은 물론 청년 개인의 심리 상태와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조기 퇴사든, 조용한 퇴사든 원하는 미래를 확고히 해야 한다. 명확한 목표가 없고 자아 탐색 과정이 없는 상태로 퇴사하거나 근무한다면 결국 자기연민에 갇혀 도태되기 십상이다. 도망가지 말고 비바람을 견디는 힘을 가지길 바란다. 우리는 전부 번데기 상태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 포기해버린다면 우리는 영원히 나비가 될 수 없다. 한계를 뛰어넘는 탈피는 열심히 일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보상이지 않을까. 

포기해버리거나 반쯤 포기한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모습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길,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행복이 찾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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