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우리의 얼굴을 가린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대화라는 이질적인 양상이 보편화됐다. 마주 보고 대화해도 눈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 직접 마주 보는 것이 아닌 전기 신호로 이뤄진 화면 너머로 말하는 상황 등 코로나19는 우리가 온전히 대화하지 못하게 했다. 이에 우리는 입에 쓰고 있던 마스크를 마음속에서도 쓰게 됐다. 

지난해 축제 때도 마찬가지였다. ‘ZERO-100’이라는 야심 찬 표어에 비해 마스크를 쓴 참가자가 여전히 많았다. 축제도 하나의 교류이자 소통이지만, 얼굴을 가린 마스크가 이를 방해했다. 초청 연예인이 직접적으로 관중에게 호응의 부재를 지적한 사실은 낯부끄럽기도 했고, 비정상적 소통의 현실이 아쉽기도 했다.

엔데믹을 맞은 후의 이번해 대동제, ‘SIESTA: 푸른 태양 아래’는 달랐다. 학내를 돌아다니며 정말 많은 온전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저마다 가진 축제의 감정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이야기다. 부스에서 활동을 즐기고, 놀이기구를 타거나 기다리고, 축제 음식을 술과 함께 즐기는 학우들의 얼굴에서 축제의 즐거움이 여실히 드러났다. 학우들뿐 아니라 근처 주민들까지도 축제를 즐기러 왔다.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며 ‘감정’을 나누었다.

다만 오랜만에 만끽한 온전한 교류의 장에는 많은 문제가 따르기도 했다. 가장 많이 지목된 문제는 ‘소통 오류’였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일정이 계속해서 변경되고 부스 운영 방침이 뒤늦게 바뀌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감정’이 드러나는 대면의 세계에서 ‘소통 오류’란 항상 있는 법이다. 서로의 입장은 미세하게라도 다를 수밖에 없고 더욱이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난 3년간 불완전한 소통의 세계에서 살아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실수를 발판으로 성장하는지 온전히 지켜보자. 이제 서로의 얼굴에서 새어나는 진솔한 감정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판단할 수 있다. 온전한 ‘감정’적 소통을 위해 모두가 마음속에 쓰고 있는 마스크를 벗어 던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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