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GV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은 어느 날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뒤숭숭한 마음으로 밤길을 방황하던 말순은 이끌리듯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간다. “50년은 더 젊어 보이게 해드릴게요”라는 사진사의 말과 함께 말순은 오랜만에 꽃단장한 모습으로 영정사진을 찍는다.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말순은 차창에 비친 자신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바로 50년 전 자신이 보인 것이다. 다시 사진관을 찾아가 보지만 청춘 사진관은 마치 원래부터 없었다는 듯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힘겨운 유년을 보냈던 말순은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돌아온 젊음을 제대로 즐기기로 한다. 

말순은 어릴 때 동경했던 오드리 햅번처럼 꾸미고 ‘오두리’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살기 시작한다. 두리는 카페에서 멋진 노래 솜씨를 뽐내다 ‘반지하 밴드’를 운영하는 손자에게 보컬로 섭외된다. 헤비메탈 음악만을 고집하던 반지하 밴드는 두리의 제안으로 대중적인 음악을 시작하고 전보다 큰 인기를 얻는다. 두리의 노래에 감명받은 한승우 PD의 도움으로 두리는 가수로서의 삶도 탄탄대로를 달린다. 그러다 반지하 밴드와 워터파크로 휴가를 떠난 두리는 우연히 넘어지며 발등에 피가 나고, 피가 나면 다시 할머니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시 얻은 꿈같은 청춘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손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수혈이 긴급한 상황, 그와 같은 희귀혈액형을 가진 건 두리뿐이었기 때문이다. 두리는 손자를 위해 다시 말순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며 나지막이 말한다.  “좋은 꿈을 꿨네, 참말로 재미나고 좋은 꿈이었구먼.”

젊음이란 무엇일까, 밤을 지새우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청춘은 불안정하고 위험하며 누군가에겐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 쫓겨 지금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 사랑하고 싶은 것들을 사랑하고 울음이 목 끝까지 차오르면 후회 없이 울어도 보자. 혹여 나중에 ‘청춘 사진관’을 발견해도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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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수습기자 
muminsy0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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