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은 침체를 겪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대한민국 경제 성장률이 전기 대비 3.3% 감소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채용 시장도 포스트 코로나에 적응하고 발맞춰 나가기 위해 바뀌고 있다. 청년들이 변화하는 채용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봤다.
 

올해 채용 규모는 정체

취업준비생 박상준(28) 씨는 오늘도 취업 시장 문턱에서 전전 중이다. 취업 스터디에서 3달간 입사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박 씨는 다시 수시 채용에 도전해 본다. 그러나 최근 청년 취업률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약 31만 명으로 지난해 6월 약 7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9개월 연속 감소한 상태다. 또한 지난 2월 연령대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살펴보면 청년층인 15세부터 29세까지는 1월 대비 약 13만 명이 감소했다. 박 씨는 “학부생일 때부터 계속 취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해가 지날수록 더 등용문이 좁아지는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채용 규모도 크게 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발표한 ‘2023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약 69%로 약 72%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채용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약 19%로 약 30%였던 지난해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 우리대학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권리안 컨설턴트는 “엔데믹 이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금리 정책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채용 규모 확대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경제적·효율적으로 변하는 채용 트렌드 

가장 먼저 주목할 채용 트렌드는 ‘관련 직무 경험’이다. 경총의 ‘2023년 신규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약 53%가 이번해 채용 시장 트렌드로 ‘경력직 선호 강화’를 채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관련 산업 혹은 직종에서 다방면으로 근무해 본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 모 기업 인사 담당자 A씨는 “신입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과정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래서 최근엔 직무 능력이 검증된 사람들을 많이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관련 직무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인물을 채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약 60%의 기업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직무 경험과 능력’을 선택했다. 

과거에는 자격증, 시험 점수 등 정량적 요소가 중요했으나 현재는 반대로 정성적 측면이 중시되고 있다. 권리안 컨설턴트는 “학점과 토익 점수 등 정량적인 스펙에서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며 문제 해결 능력과 직무 적합성 등 정성적 측면이 중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시 채용 증가’도 과거 채용 시장과는 달라진 트렌드 중 하나다. 응답 기업 중 약 67%는 수시 채용만을 진행한다. 공개 채용과 수시 채용을 복합적으로 채택한 기업까지 합하면 약 93%의 기업이 수시 채용을 활용하고 있다. A씨는 “우리 기업은 수시 채용에서 공채의 약 3배에서 4배에 달하는 인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 채용이 늘어난 원인은 공개 채용의 낮은 효율성이다. 권 컨설턴트는 “400명을 채용하는 이번 현대자동차 생산직 공개 채용에는 약 10만 명 이상이 지원하기도 했다”며 “기업은 공채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쉽게 확보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용 과정에 도입된 AI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AI역량검사 솔루션 업체인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자사 면접 프로그램을 도입한 기업은 약 630곳으로 약 260곳이었던 지난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5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 과정에 AI 도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약 58%가 ‘채용에 인공지능이 도움 된다’고 답했다. 특히 ‘시간 및 노동력 투입의 감소로 채용 비용 절감’이 가장 도움 된다는 기업이 약 54%로 가장 많았다. 권 컨설턴트는 “AI 채용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정량적인 부분을 판단하고자 사용할 때는 효율적이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현재 AI가 채용에 있어서 인간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를 분석하고 판단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은 6.1%에 그쳤다. 이에 A씨는 “직무 경험과 능력은 정성적인 분야다 보니 AI보다는 사람을 신뢰하고 있어 채용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사람이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AI가 사람보다 뛰어난 안목을 가지는 때가 온다면 효율성을 위해 AI가 채용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에 맞는 인재로 변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채용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준비해야 할까. 우리대학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김은미 컨설턴트는 자신의 개인적 업무 선호와 지향점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꼽는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스타일과 선호하는 업무 환경 등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이뤄진 상태로 일할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기업과 그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사전 정보 수집도 요구된다. 김 컨설턴트는 “특정 직무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관련 업무들에 대한 정보도 알아야 한다”며 “자신과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둘을 연결 짓는다면 채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진로 계획도 요구된다. 김 컨설턴트는 학생들에게 취업 준비 표 작성을 추천하고 있다. 그는 “준비표에 설계한 과제들을 해결하다 보면 자신이 어느 수준에 출사표를 낼 수 있을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히 직무 경험을 쌓는 등 역량을 발전시키면 수시 채용에서 항상 준비된 인재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빅데이터에 관한 주목과 수요가 많아지는 지금 빅데이터 관련 역량을 키우는 것이 취업에 유리할 수 있다. 권리안 컨설턴트는 “빅데이터 관련 역량은 현재 문과와 이과를 막론하고 그 영역들이 점차 중립화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읽기보다 그 속에 있는 패턴과 흐름을 찾아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용 트렌드가 변하며 청년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김 컨설턴트는 “우리대학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등 청년들의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며 “본인의 노력과 외부의 도움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채용 트렌드에 맞춰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재현 기자 
kai71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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