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우리대학 봄축제 대동제 ‘SIESTA: 푸른 태양 아래’가 개최됐다. ‘SIESTA’는 시립대의 ‘시’와 축제를 뜻하는 영어단어 ‘FIESTA’의 합성어로 ‘낮잠’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친 우리에게 상쾌한 휴식을 선사하는 낮잠처럼 이번 대동제는 학교 공식 색상인 파란색을 드레스코드로 지정해 학교 곳곳을 청량하게 물들였다. 각종 부스와 개막식, 공연으로 활기찼던 대동제의 3일을 취재해봤다.
 

▲ 지난달 24일 마지막 무대를 끝낸 아미커스가 학우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지난달 24일 마지막 무대를 끝낸 아미커스가 학우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형관부터 인문학관 앞까지 중앙로에는 학생참여 부스와 캠퍼스타운 부스 등 약 50개의 부스가 자리 잡았다. 지난 대동제에 비해 약 4배에 달하는 부스가 교내 구성원과 시민들을 맞이했다. 인파가 몰린 환경공학부 학생회 ‘울림’의 ‘환공에 온 걸 환공해’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열전사기로 스티커를 붙여 파우치와 티셔츠를 만들고 있었다. 

환경공학부 여시형 학생회장은 관행처럼 진행해왔던 친환경 주제에서 벗어나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부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찾아 주셔서 첫날에 3일 치 재고를 다 팔아 발걸음을 돌린 분들이 많았다”며 “부족한 재고를 채우고자 매일 아침 평화시장에서 발품을 팔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환경공학부 부스에 방문한 박성민(토목 23) 씨는 “축제에서 티셔츠를 내 마음대로 제작해 받는 것이 신선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중앙로에는 평소 학교에서 듣기 힘든 망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토목공학과 학생회 ‘TRUSS’는 ‘공사판’이라는 현수막 아래 공사장 분위기의 부스를 구상했다. 부스는못 박기 게임과 시멘트 와플, 콘크리트 쉐이크를 즐기고 작업자 의상을 통해 독특한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그는 “공사판을 두고 토목공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부스 곳곳에 토목공학과의 디테일을 녹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지난 대동제와 달리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취식존’도 별도로 마련됐다. 

건설공학관 뒤편 주차장은 교내 구성원을 위한 야외 테이블과 의자로 채워졌다. 취식존을 이용하던 박민지(경영 18) 씨는 “작년에 비해 훨씬 더 편리하게 배를 채울 수 있어 좋았고 내년에도 마련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범진 총학생회장은 “지난 대동제와 달리 많은 학생이 술과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어떤 모임이나 행사에 거느려 함께한다’는 대동의 의미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중앙무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는 원용걸 총장을 비롯한 유남종 총동문회장, 김 총학생회장과 각 단과대 회장 등이 참가해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원 총장은 “대학 축제는 젊음의 상징이고 대학 문화의 꽃”이라며 “2023 대동제가 잊히지 않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라고 성공적인 축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아리와 소모임 공연도 교내 구성원들과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가장 많은 관객을 이끈 중앙동아리 Trash AL 최선우 회장은 “록과 메탈이 주인 동아리라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는 음향을 찾는 데 고민을 많이 한 만큼 그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 재미있고 벅찼다”고 전했다. 소모임 공연의 시작을 끊은 세무학과 밴드 소모임 ‘TIR’ 김원석 회장은 “코로나19 이전 ‘배봉락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소모임 공연 전통이 사라졌는데 이번 대동제를 통해 소모임 연합공연이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공연을 관람하던 이정민(환공 20) 씨는 “학교에 숨은 실력자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외에도 가수 한요한과 알리아, 권정열, 안지영, (KR)ystal Eyes의 초청 공연이 무대를 더 화려하게 해 줬으며, 중앙 치어리딩 동아리 아미커스와 서울여자대학교, 인하대학교의 치어리딩 동아리가 찬조 공연을 선보였다. 이가현(국관 19) 씨는 “무대 매너도 정말 좋았고 관객과의 소통도 뛰어나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디제잉 파티와 놀이기구, 프로모션 및 후원사의 부스는 학우들의 흥을 마지막까지 끌어올렸다. 열기로 가득 찬 무대 밖 학생회관 1층에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 부스가 마련됐다. 임세민(도사 22) 씨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대동제 슬로건과 이루매로 구성된 프레임으로 더 뜻깊은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태훈 자원봉사단장은 “축제 운영 시간뿐만 아니라 새벽에도 순찰 활동을 진행해 힘들기도 했지만 모두가 노력한 만큼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학업과 일에 지친 분들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낮잠’과 같은 시간이었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아름다운 파란색 물결과 학우들이 화합해 더욱 빛났던 3일간의 대동제는 한여름의 태양보다 뜨거웠다.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