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Spotify 시대생을 위한 노래추천]
Happy Day - 체리필터-

빛나는 것은 무엇이든 품에 안을 수 있으리라 여겼던 순간이 있습니다. 체리필터의 ‘Happy Day’는 “스무 살쯤엔 요절할 천재일 줄만 알고 어릴 땐 말야 모든 게 다 간단하다 믿었지”라며 치기 어린 천재 지망생이었던 현대인의 심장을 깊숙이 찌릅니다. 

스무 살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주어진 어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면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허덕이며 취업과 높은 급여, 성적을 좇다 보면 가족도, 친구도, 학교도 징그럽게 밀려오는 일의 연장선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경쾌한 드럼과 어우러지는 보컬은 그런 잔인한 가사를 적나라하게 토로합니다. 우리 안에 있던 빛나는 것들은 어디 갔냐며 처절하게 묻고, 예전의 모습을 찾고 싶다고 울부짖습니다. 후렴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명랑한 허밍과 피아노 선율은 울적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억지로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찬란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닙니다. 오히려 잿빛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삭막한 도시 속, 유년의 추억으로 이뤄진 해열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테지만 한 번 더 체리필터의 보컬처럼 수많던 소망들을 곱씹어 봅니다. 

유년의 설렘은 고된 현실과 충돌해 산산이 부서져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산란하는 것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쪼개지는 일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알 수 없는 실체를 믿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기꺼이 그것들을 다시 믿어 보는 우리가 행복이라는 종착지에 무사히 도달하길 바랍니다. 행복에 다다르기 위해 어둠 속을 헤쳐 나가고 있는 많은 이의 치열한 삶을 응원합니다.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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