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GV]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주인공 ‘츠네오’는 동네의 큰 화젯거리인 유모차 끄는 할머니와 마주친다. 유모차 속에는 지체 장애를 가진 한 여자가 타 있었고 이렇게 츠네오와 ‘조제’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처음 츠네오가 조제에게 끌린 이유는 단지 호기심이었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갖은 공격을 당한 조제에게 연민을 느낀 츠네오는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에게도 ‘세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망가진 물건’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닫혀가던 조제의 마음은 츠네오 덕분에 천천히, 자신조차 모르게 열린다.

츠네오는 연인과 함께 있음에도 조제가 계속 떠오르자 연인과의 이별 후 조제를 만난다. 연민이 점차 사랑으로 변해간 것이다. 하지만 장애라는 현실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았고 그들은 첫 번째 이별을 마주한다. 

힘겹게 조제를 잊으려 애 쓰던 츠네오는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츠네오는 조제를 잊고자 했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한달음에 달려가 진심을 전하고 다시 한번 결말이 정해진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츠네오는 우연히 전 애인을 마주치게 되자 복잡한 마음이 피어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지만 꺼져가는 불씨를 키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조제는 변해가는 츠네오의 모습을 보며 둘의 여행에서 혼자 이별을 준비했다.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보다 특별했지만 그들의 이별은 어떤 이별보다 평범했다.

제목의 호랑이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물고기는 아픈 과거를 의미하는 듯하다. 조제는 츠네오와 재회한 후, 호랑이와 물고기를 피하기보다는 똑바로 마주하고자 노력한다. 

호랑이와 물고기는 누구보다 약한 존재였던 조제와 둘의 사랑이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매개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두려움과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를 피하지 않고 마주했을 때 우리는 스스로와 타인을 한층 더 사랑할 수 있다. 조제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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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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