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도약 중이다. 제주도는 2012년 ‘탄소 없는 섬 Carbon Free Island Jeju 2030(이하 CFI)’ 정책을 공식 발표한 뒤 꾸준히 탄소중립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 6일 기자는 제주특별자치도청의 초청을 받아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에서 실천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통해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실감해 봤다.
 

▲ 너셀의 내부 구조
▲ 너셀의 내부 구조

바람이 에너지가 된다면

풍력발전소의 주역인 풍력발전기는 △타워 △허브 △너셀 △블레이드로 구성된다. 허브와 너셀, 블레이드를 지지하는 타워는 약 76m의 높이로 3단으로 나눠 설치한다. 풍력발전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너셀은 무게가 약 75톤이며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좌우 360도 이상 회전한다. 이후 허브에 블레이드를 연결하고 블레이드 각도를 조정하는 허브 설치 작업이 진행된다. 

풍력 발전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블레이드는 바람이 가진 에너지를 회전력으로 변환한다. 허브에 장착된 블레이드를 지상으로부터 약 80m 높이에 설치하면 발전기가 완공된다. 15개의 풍력발전기에서 생성된 전기는 변전동을 거쳐 제주도 전역의 전력 공급과 생산에 이바지한다.

CFI를 공표한 제주도는 2012년 제주에너지공사를 설립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행원리를 시작으로 도내 5개의 풍력발전단지와 40개의 풍력 발전기를 운영 중이다. 풍력단지들은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및 풍력발전 관련 조례』를 따라 풍력자원, 전력 개통, 환경, 경관, 문화재, 주민 수용성 등의 입지 기준을 고려해 건설됐다. 

행원, 김영, 신창, 가시리, 동복·북천 다섯 군데에 설치된 풍력발전단지는 연간 약 10만 3천 메가와트아워(mWh)의 전력을 생산해 도내 3만 5천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그중 3만 킬로와트아워(kWh)의 전기를 2천 kWh 풍력발전기 15개로 생산 중인 구좌읍의 동복·북촌 풍력단지에 방문했다. 이 단지에서만 약 1만 8천 가구에 공급될 전력량인 약 6만 6660mWh를 연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약 4만 6천 톤의 이산화탄소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발전기에는 시동 풍속*이 적용돼 있다. 해당 발전소의 발전기는 초속 3.5m 이하의 풍속일 경우에 회전하지만 실제로 발전은 이뤄지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초속 3.5m 이상의 바람이 불어야 회전력이 빨라지고 전기를 생산한다. 너셀의 내부에는 발전에 필요한 사각형 모양의 설비들이 갖춰져 있으며, 바람의 힘으로 로터는 블레이드 날개를 통해서 회전력을 받고 너셀에 설치된 기어 박스를 통해서 회전력을 증가시킨다. 증가한 회전력이 연계된 제너레이터에서 전기로 바뀌고 이 전기가 그리드 측으로 보내지면 발전 과정이 끝난다.
 

▲ 단계별로 분해된 배터리 단위들
▲ 단계별로 분해된 배터리 단위들

전기차 주역, 배터리를 ‘아나바다’

테크노파크는 도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용암과 해수 △화장품 △바이오 생물종 △디지털 △에너지 특화 산업에 대해 구축된 다섯 개의 센터 중 디지털 융합센터와 에너지 융합센터에 방문했다. 제주 테크노파크의 에너지 융합센터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화 센터에서는 전기차에 사용하는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CFI 시행 이후 재생 에너지 도내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전기차로 도내 운행 차량을 대체하는 등 여러 가지 친환경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현재 제주도는 국내 최대 전기차 보급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친환경 전기차 폐차 시 발생하는 배터리 처리가 문제가 되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곳이 필요해진 것이다. 해당 센터는 제주 도내 기업의 성장을 위해 기업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분해해 골프 카트, 전동 스쿠터, 소형 선박, 전기 자전거, 휠체어 등의 배터리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화 센터에서는 말 그대로 전기차 배터리를 분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배터리의 가장 작은 단위를 셀, 셀을 직병렬 조합해 만든 것이 모듈 단위다. 모듈을 추가로 조합해서 만든 것이 팩이고, 팩에 BMS라는 배터리 매니징 시스템을 붙여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기차에 부착한다. 

해당 센터는 이것을 역순으로 진행한다. 폐차할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탈거한 이후 BMS와 배터리 팩을 분리한다. 다음으로 배터리 팩에 대해 기초 성능 평가를 진행한다. 팩은 모듈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모듈마다 밸런싱이 다를 수 있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팩 자체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 경우 모듈로 분해해 성능평가를 진행 후 가로등이나 휠체어, 오토바이 등 소형 에너지 저장 장치로 사용한다. 

오현주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폐배터리 배출량의 추이도 점점 커지고 있기에 재활용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지난 6월까지 센터에서 전기차 369대를 회수했고 2030년까지는 2.2만 대 정도가 반납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 탑승자에게 제공되는 실시간 도로 정보
▲ 탑승자에게 제공되는 실시간 도로 정보

AI 운전기사님의 등장

국내 최초로 민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RideFlux의 자율주행차고지를 방문했다. 완전 자율주행 폴스텍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RideFlux의 김윤관 PM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94%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부담과 운전 시간은 줄고 교통약자들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RideFlux는 자동 차선 변경, 신호 교차로, 비보호 교차로, 회전교차로, 비신호 횡단보도, 뒷면도로 합류 등 도심의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눈이나 비, 안개 등의 기상 악화 상황에서의 주행 데이터도 쌓으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 서비스 구축을 위해서는 △차량 플랫폼 △인프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 또한 △다중 센서 기반 카메라 △라이더 △레이더 등 인지 기술도 요구된다.

김 PM은 제주를 본사로 둔 이유에 대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높은 수요를 꼽는다. 그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개인 이동 수단 없이 방문하고 있다”며 “안전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RideFlux는 지난 2021년 제주국제공항에서 중문까지 약 40km 편도를 달리는 국내 최장 거리 자율주행을 개시했다. 그 외에도 최초의 실시간 수요 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인 쏘카 스테이션을 실시해 제주국제공항 중문까지 편도 38km 거리, 50분이 소요되는 노선을 왕복으로 하루 4회까지 운행 중이다.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직접 ‘탐라자율차’라는 이름으로 운행되는 자율주행자동차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승객이 볼 수 있는 모니터에 승객 UI가 표시됐고, 신호등 상태와 주변 차량과 보행자들이 실시간으로 인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자동차라고 해도 완전히 자율로 주행하는 것은 아직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안전요원이 동승해야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을 시작하면 엔지니어들이 실시간으로 서비스 운행 중인 차량들이 주행을 마칠 때까지 관제한다. 탑승자 입장에서는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 외에는 일반주행자동차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없다.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거리의 상황은 자율주행뿐 아니라 일반주행에 있어서도 제공된다면 주행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신재생에너지부터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시스템,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편안함을 제공할 자율주행기술까지 제주도의 미래 기술들은 빠르게 발전 중이다. 탄소중립 실현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오늘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구심점이 될 제주도 내 탄소 정책과 미래 기술들의 눈부신 성과가 기대된다. 


*시동 풍속: 허브 높이에서 전력 생산을 시작하는 풍력 터빈 발전기의 최소 풍속

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 초청으로 진행하는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제주 팸투어’에 참여해
작성된 기사입니다.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