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임경호(환공 83)

이번호에서는 국립공주대학교를 이끌고 있는 임경호 총장을 만나봤다. 우리대학 환경공학부 1987년 졸업생인 임경호 총장은 이번해 6월 공주대 총장으로 부임해 공주대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더 나은 공주대를 위해 노력하는 임경호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임경호(환공 83) 공주대 총장
임경호(환공 83) 공주대 총장

1980년대 시립대의 모습은

학교는 조그마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지금은 새 건물이 많이 들어섰지만 과거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았다. 배봉산 밑에 자리 잡은 학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기에 꿩과 뱀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꿩의 울음소리를 따라 하면 친구들이 웃어주는 게 좋아 교정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다닌 기억이 있다. 뱀을 직접 잡아본 기억도 있다. 그만큼 자연이 살아있던 공간이었다. 학교만이 아니라 전농동 주변에도 논이나 밭이 있었고 봄과 가을에는 꽃들도 많이 피는 곳이었다.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당시 환경공학부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외국 원서가 있었다. 그 책으로 공부하던 중 제시된 식이 이상해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님 앞에서 직접 식을 해석하고 어떻게 고쳐야 올바른 식인지 해결방안까지 제시했다. 교수님께서는 머리가 좋다며 칭찬을 해주셨고 그때 공부하는 보람을 느꼈다.

새벽에 등교해 도서관의 문을 가장 먼저 열고, 도서관 불이 꺼질 때까지 공부하다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오곤 했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 4학년 때까지 수석으로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교수직과 연구 생활을 하다가 어떻게 총장이 되고자 결심했나 

1996년 공주대에 처음 교수로 부임했을 때부터 총장이 되기 전까지 약 28년간 학교의 행정 시스템과 추진력 등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 발 뒤에 물러나서 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보자고 생각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산학협력단장을 하면서 학교를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커졌고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불만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져 총장이 되고자 결심했다.
 

▲ 충청남도 공주시에 위치한 공주대학교 신관 캠퍼스(출처: 국립공주대학교 홈페이지)
▲ 충청남도 공주시에 위치한 공주대학교 신관 캠퍼스(출처: 국립공주대학교 홈페이지)

공약 중 가장 힘쓰고 있는 분야는

공주대는 공주에 2개의 캠퍼스와 천안, 예산 캠퍼스로 나뉘어 총 4개의 캠퍼스가 있다. 하지만 각 캠퍼스끼리의 교류가 부족하다. 종합대학임에도 천안과 예산에는 각각 하나의 단과대만이 있기에 그곳의 재학생들은 종합대학에 입학했음에도 종합대학의 분위기를 못 느끼고 있다. 

또한 캠퍼스마다 인력이 필요하기에 비용 지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공약으로 천안 캠퍼스와 예산 캠퍼스 합병을 계획했다. 예산은 인구 소멸 지역에 해당하는 위치지만 농업대학교이기에 유일무이한 학과들이 있다. 그렇기에 예산 캠퍼스를 천안으로 옮겨 합병하면 특색있는 학과들이 소멸하지 않고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천안은 서울과 전철로 연결이 돼 있고 2~3년 이내에 캠퍼스 옆 전철역이 생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학생 모집에도 어려움이 줄어들 것이고, 교육은 천안으로 옮겨서 하되 예산에서 R&D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느끼는 행복 지수도 상당히 낮다. 기숙사와 같이 교내 시설이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학생들이 만족감 있게 4년 동안 활동해 나갈 수 있는 교정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도 힘쓰려 한다.

대학에 총장이란

학교의 최고 경영자다. 그에 따른 고난과 책임도 이 자리로 모인다. 그럼에도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공주대는 

공주대는 충청남도의 유일한 종합국립대학임에도 지방거점국립대학이 아니다. 그렇기에 공주대가 지방거점국립대학에 선정되고 전국 10대 대학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공주대의 여러 단과대가 사범대만큼 유명해지도록 해 종합대학으로서도 이름을 알리고 싶다. 이번해 여름 공주에서 시립대와 함께 수해복구활동을 했던 만큼 앞으로의 다양한 교류도 기대 중이다.

어떤 것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데 100년이면 너무 세상이 빨리 변할 것 같고 10년이면 변화를 이끌기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총장선거 당시 슬로건이었던 ‘앞으로의 50년을 이끄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벡터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 수직선 위에서 특정한 목적과 방향 없이 오가면 결국 위치는 똑같다. 그렇기에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열정을 가진다면 어떤 것이든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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