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제39대 동아리연합회 ‘동화’(이하 동화)가 제휴 계약을 맺은 타대학 연합 창업학회에 우리대학 동아리 대표자들의 개인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제공했다. 해당 사태는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한 중앙동아리 대표가 동화 측에서 앱 홍보를 위해 중앙동아리 대표자들의 전화번호를 유출한 것 같다는 내용의 의혹 글을 게시하며 처음 알려졌다.

제휴 홍보 위해 개인정보 유출해

유출된 자료는 중앙동아리 대표자들의 성명과 개인 전화번호다. 지난 7월 25일 동화는 타대학 연합 창업학회가 제작한 무료 동아리 관리 앱 ‘NETY’에 관해 창업학회와 제휴 검토 회의를 진행하고 제휴를 맺었다. 

제휴를 맺은 창업학회는 지난달 5일 동아리 대표자들의 연락처를 제공받아 개인 연락으로 ‘NETY’ 앱 도입 제안서 및 홍보 영상을 송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동화는 제안서를 대신 전달하겠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창업학회는 적극적인 홍보를 원한다며 재차 연락처를 요구했고 동화는 중앙동아리 대표자들의 전화번호를 제공했다. 연락처를 받은 창업학회는 6일 각 중앙동아리 대표자들에게 개인 카카오톡으로 “시립대학교 동아리연합회 측으로부터 대표님 번호를 받게 돼 염치없지만 연락을 드린다”며 장문의 소개서와 ‘NETY’ 앱 도입 제안서 및 홍보 영상을 발송했다. 메시지를 받은 한 중앙동아리 대표 A씨는 “영문도 모른 채 개인 연락을 받게 돼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동화, 사과와 함께 개인정보 교육 이수

사건이 공론화되자 나용태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개인의 불찰로 인해 연락처를 제공했다”며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해당 사태를 발생시킨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에타에 공식 입장문을 게시했다. 

나 회장은 동아리 대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 전화를 돌렸고 동아리연합회 전체 카톡방에 거듭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창업학회도 “동아리 회장님들께서 앱을 써주셨으면 하는 섣부른 마음에 무례하게 연락드린 점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전달했다.

지난달 10일 제3차 임시 동아리 대표자 회의에서 나 회장의 거취 논의가 진행됐다. 회의 시작 전 나 회장은 “제휴를 맺는 업체에 홍보를 명목으로 어떠한 현물이나 현금도 제공받지 않았다”며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회의 시작 후 나 회장이 퇴장한 자리에서 동아리 대표자들은 나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징계 조치 차하위인 ‘교육 봉사 시간 이수 조치’를 제의했다. 해당 안건은 특별 안건이라는 판단 아래 동아리연합회 회칙 제11조에 따른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의 가결 정족수를 기준으로 찬성 36명, 반대 0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추후 나 회장은 동아리 대표자들에게 개인정보 교육 이수 확인서를 제출했고 창업학회는 개인정보 파기 확인서 및 파기 불이행 시 법적 책임에 대한 확인서를 전달했다. 학생과 안용휘 담당자는 “학생과는 동아리연합회에게 개인정보 관리 교육을 권고했고 동아리 대표자 회의를 통해 교육 봉사 징계 처분을 이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측의 추가적인 징계 및 처분은 없을 것임을 밝혔다.

소통이 선행하는 공약 이행 필요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동화의 선거 공약 이행을 위해 일어난 일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실제 이번 동화의 선거 공약 중 ‘복지’ 항목에는 ‘동아리 제휴 서비스 제공’에 관해 ‘여러 가지 동아리 제휴 사업을 진행해 (동아리들에) 혜택을 강화한다’는 공약이 존재한다. 제휴를 맺은 창업학회 앱이 동아리 복지 서비스를 포함한 만큼 동아리들의 편의를 도모하려다 발생한 일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학우 대부분은 ‘소통’ 역시 동화의 선거 공약의 주된 내용 중 하나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동화는 선거 당시 ‘소통’이란 단어를 중심으로 ‘동아리 소통창구 활성화’라는 공약을 내세우며 “동아리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한 중앙동아리 대표 B씨는 “동화의 사후 대응은 적절하게 이뤄진 것 같다”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더 소속 동아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전혜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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